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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완료 준비완료 2009. 12. 6일 <오전 7시에 받은 계시> 마지막으로 콩기름을 살짝 친다. 오른 손으로 작은 콩기름 병을 꼭 잡고, 찌갯감위에다 골고루 잘 친다. 하얀 콩기름이 배추 찌갯감위에 골고루 잘 뿌려진다. “됐다, 이만하면!,” “됐다 이만하면, 콩기름을 좀 너무 많이 치지 않았을까, 콩기름을 너..
작은 냄비 비우기 작은 냄비 비우기 2009. 12. 5일 <새벽 3시에 받은 계시> 눈 깜짝할 사이다. 가만히 지켜만 보던 거인이, 갑자기 비호같이 몸을 날린다. 갑자기 비호같이 몸을 날려서 작은 냄비를 쏟아 버린다. 오른손으로 작은 냄비를 불끈 들어서 팍 엎어가지고 큰 냄비에 쏟아 부어버린다. 작은 냄비에 있는 찌개 감..
떡국 떡국 2009. 12. 4일 <새벽 4시에 받은 계시> “혹시 다 얼지 않았을까?” 급히 두 손으로 비닐봉지를 움켜잡고 봉지를 열어보았다. “앗불싸! 역시다.” “쯧쯧! 다 얼었다. 아참! 다 얼었다. 아까워죽겠다. 아참, 깜빡했다. 이 추운 날씨에 밖에다 놓아두는 것이 아니었는데!, 아참!, 어쩐다!, 아까워 죽..
바람 바람 2009. 12. 2일 <새벽 5시에 받은 계시> 바람이 심하게 분다. 온 산이 통째로 휘청거릴 정도로 아주 심하게 분다. 온 산이 통째로 휜다. 산이 통째로 휠 정도다. 나뭇잎이 하나도 없는 앙상한 가지뿐인 시꺼먼 겨울 산이 통째로 휘청거리며, 바람을 이겨내느라 애를 먹고 있다. 바람이 너무나 심하..
가지치기 가지치기 2009. 11. 29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옳지!, 이쪽은 됐고,” “가만있어봐, 그 담엔, 이~쪽, 이쪽에 있는 이~ 것, 이것을 자르면 되겠다.” 손에 힘을 조금 넣어서 칼을 살짝! 내리찍자, 싹둑! 하고 잘라진다. 됐다. 그만하면 잘 잘라졌다. 됐다. 그만하면 됐다. 이제 이만하면 더 자르지 않..
저수지 저수지 2009. 11. 27일 <저녁 8시에 받은 계시> “윽! 아니!” “왜? 아니! 왜? 이게 뭐야!, 윽! 이 추운 날에! 아니, 이 추운 날에 왜 갑자기, 왜, 갑자기 이렇게 홀딱 뒤집혀 버렸니!,” “왜 이렇게 갑자기 속살을 다 들어내고 이러니, 그 많은 물을 다 어떻게 하고 이렇게 바닥을 들어내고 이러니, 어떻..
풀을 먹고사는 개 풀을 먹고사는 개 2009, 11. 26일 <오후 8시에 받은 계시> 덥석! 덥석! 환장을 한다. 눈이 홀딱 뒤집혔다. 덥석! 덥석! 기가 막히게 빠르다. 노련하기가 마치 기계다. 기계다. 풀을 뜯어먹는 솜씨가 기계처럼 노련하다. 소, 저리 비켜라. 양, 저리 비켜라. 염소, 사슴종류들 저리 비켜라, 어림도 없다. 어마..
잿더미 잿더미 2009, 11, 22일 <아침 6시에 받은 계시> 고실고실하고 따끈따끈하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밥이 참 맛있게 생겼다. 식기 전에 빨리 먹어야 되겠다. 방금 퍼 놓은 밥이다. 전기밥솥에서 방금 퍼놓은 밥이다. 밥사발에다 지금 막 퍼 놓은 것인데, 어제 낮 기도시간에 보여주시던 바로 그 밥이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