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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내릴 때(5) 흰눈내릴 때(5) 2010. 1. 9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앗 춥다. 앗!, 몸이 얼어들어온다. 목을 있는 대로 들여 밀고는 몸을 오싹하고 움츠려 보지만, 싼득싼득 얼어들어오는 눈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다. 삼거리 좌우편에 인삼밭이며 고구마 밭 할 것 없이, 눈이 너무나 많이..
흰눈내릴 때(4) 흰눈내릴 때(4) 2010. 1. 8일 <저녁 8시에 받은 계시> 한시간정도 기도를 한 것 같다. 이상이 보인다. 흰눈이 쌓인 들판이 보인다. 온 세상이 흰눈천지다. 길도, 논도, 밭도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밭인지 도저히 구별이 안 간다. 전부가 흰눈천지다. 온통 사방이 흰눈천지다. ..
흰눈내릴 때(3) 흰눈내릴 때(3) 2010. 1. 7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하얗게 눈 덮인 뒷마당에 빵 부스러기 하나, 하얀 빵 부스러기만이, 주인 없는 뒷마당을 지키고 있다. 온통 뒷산이고 앞 들판이고, 하얗게 얼어붙은 눈 더미 위에, 누군가가 먹다버린 하얀 빵 부스러기 하나, 흰눈더미사이에 살짝 끼어서 집을 지킨..
맹견 맹견 2010. 1. 6일 <오후 5시에 받은 계시> “야, 이 녀석아, 그게, 그, 그 바짝 마른 가죽이 소화가 되겠냐. 그 바짝 마른 가죽을 삼켜서 무엇 하겠냐?” 녀석 막무가내다. 끝까지 물고는 놓지를 않는다. “그런데, 잠깐, 가만있어봐, 이제 보니, 마른가죽이 아니고, 생물!, 생물이잖니!,” 와, 소름이 쫙 ..
흰눈내릴 때(2) 흰눈내릴 때 (2) 2010. 1. 5일 <저녁 7시에 받은 계시> 한 시간쯤 기도를 했을 때다. 식탁이 차려져 있는 장면이 보인다. 막 밥을 푸려고 하니, 하얀 가래떡 한 덩이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면서, 쌀밥 위에 살짝 놓여있다. “와, 기가 막힌 것, 뭐 밥은 조금 있다가 먹기로 하고, 우선 쫄깃쫄깃한 가래떡부..
흰눈내릴 때 흰눈내릴 때 2010. 1. 4일 <오후 8시에 받은 계시> 여기는 사람들이 다니지를 않는 길인데, 누가 이렇게 눈을 깨끗이 쓸어놓았을까? 이상하네, 누가 쓸었을까, 이 산속 길을 누가 무엇 하러 이렇게 깨끗이 쓸어놓았을까, 이상하다. 누가 산속 길을 깨끗이 쓸어놓았다. 벚나무단지가 조성되어있는 깊은 ..
전쟁잔치 전쟁잔치 2010. 1. 3일 <새벽 6시에 받은 계시> 얼굴이 온통 거품투성이다. 얼굴이 온통 비누거품 천지다. 하얀 비누거품이 온 얼굴을 덮고 있다. 욕실 수돗가다. 얼굴에다 비누거품을 있는 대로 칠하고 세수를 한다. 비누를 있는 대로 묻혀서 세수를 한다. 얼굴에다 비누거품을 어찌나 많이 발랐는지,..
판잣집 판잣집 2010. 1. 1일 <밤 11시에 받은 계시> 어디 길거리 쓰레기장에서 주워 다가 이어놓았는지, 판자가 당장 부스러져 내릴 자세다. 작은 산들 바람만 솔솔 불어온대도, 당장에 삐거덕! 하면서 달그락 달그락 부서져 내리게 생겼다. 먼저 한쪽 귀퉁이 부분이 부스스 떨어져 내리면서 조금씩 삭아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