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14380)
끓는냄비(2) 끓는 냄비(2) 2010. 1. 27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노란 냄비가 또 끓는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있는 작은 냄비가 또 끓는다. 뜨거운 김을 푹! 푹! 솟구쳐내며 팔팔 끓는다. 하얀 김을 사방으로 푹! 푹! 솟구쳐 올리며, 사정없이 끓어재낀다. 그런데 냄비 속에 물기가 그리 많지 않은지, 뜨거운 김이..
붉은 불도저 붉은 불도저 2010. 1. 27일 <밤 12시에 받은 계시> “부릉부릉!, 부릉부릉!,” 붉은 불도저가 출발을 한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차고에서, 붉은 불도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출발을 한다. “무슨 작업을 하러 가는 걸까?” 보니 차가 좀 낡았다. 좀 낡고 작다. 불도저치고 좀 낡은 차다. 척 보기에 1960년..
식사준비 식사준비 2010. 1. 26일 <밤 1시에 받은 계시>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여져 있다. 어제 밤 이상 중에 팔팔 끓던, 바로 그 냄비다. 어제 밤에 이상 중에 보던, 바로 그 노란 냄비다. 작은 냄비가 열려있는데 보니,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여져있다. 그렇게 죽어라고 팔팔 끓어대더니, 마침내 김치찌개가 맛있..
끓는 냄비 끓는 냄비 2010. 1. 24일 <밤 1시에 받은 계시> 작은 냄비가 팔팔 끓고 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서 노란 냄비가 팔팔 끓고 있다. 뚜껑이 1~2cm 씩이나 덜커덕 거리면서 무섭게 끓고 있다. 김을 어마어마하게 뿜어내며 팔팔 끓어 넘친다. “바글 바글!, 달그락 달그락!” 요란한 소리를 내며 어찌나 ..
오해 오해 2010. 1. 20일 <아침 9시에 받은 계시>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범인은 요리조리 밖으로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군중들의 철통같은 수비에 막혀 한 발짝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새장에 갇힌 새가 밖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서, 철망 사이로 요리조리 주둥이를 내어 밀어 보지만, 절대로 빠져나가..
흰눈내릴 때(12) 흰눈내릴 때(12) 2010. 1. 19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눈이 하얗게 왔다. 논둑위에도 눈이 하얗게 쌓였다. 가던 길을 멈추고 논둑을 내려서서, 하얗게 덮인 들판을 거닐고 싶다. 눈이 어찌나 많이 왔는지, 작년에 수확한 벼 그루터기가 하나도 보이지를 않는다. 스키는 아니라고 해도, 무언가 판자때기..
저수지 저수지 2010. 1. 18일 <아침 9시에 받은 계시> “저수지 물이 왜 이럴까, 이 저수지가 이런 곳이 아니었는데, 지금이 계절적으로 이렇게 바닥이 날 철이 아닌데, 참 이상하네, 물이 완전히 바닥이 나다시피 하고 있으니,” “웬일이야, 이렇게 바닥이 나다니, 계속이네, 왜 이렇게 물이 바닥이 났을까, ..
흰눈내릴 때(11) 흰눈내릴 때(11) 2010. 1. 16일 <오후 6시에 받은 계시> 오른손으로 김치 통을 저으니, 배추김치가 손에 말캉말캉하게 잡힌다. 감각이 예리하다. 말캉말캉한 배추포기에 간이 잘 배도록, 골고루 잘 저어준다. 됐다. 이만하면, 이만하면 간이 충분히 잘 밴 것 같다. 배추를 조몰락거리던 손을 꺼내니,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