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380) 썸네일형 리스트형 흰눈내릴 때(10) 흰눈내릴 때(10) 2010. 1. 15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감독의 설명이 끝나자, 선수들이 황급히 자기 위치로 뛰어간다. 상대방의 골문 앞이다. 선수들이 우르르 감독 앞으로 몰려와서 설명을 듣는다. 잠시 감독에게 질문공세를 퍼붓던 선수들이, 감독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자기 위치.. 흰눈내릴 때(9) 흰눈내릴 때(9) 2010. 1. 14일 <저녁 8시에 받은 계시> 끝이 없다. 끝이 없다. 사방 어디를 바라보아도 하얗게 쌓인 흰눈천지일 뿐, 무엇하나 검은 것이라곤 보이는 것이 없다. 온통 다 하얀색뿐이다. 아랫 논과 위엣 논의 구별도 없다. 논두렁도 없고 밭두렁도 없다. 무조건 시야에 들어오는 벌판이 온.. 흰눈내릴 때(8) 흰눈내릴 때(8) 2010. 1. 13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천막으로 지붕을 씌워놓았는데, 정확하게 천막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천막쪼가리들을 여러 개 모아서, 이것저것 합쳐서 기운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루삥 조각들을 모아서 호치키스로 찝어서 기워놓은 것 같기도 하다. 호치키.. 흰눈내릴 때(7) 흰눈내릴 때(7) 2010. 1. 12일 <오후7에 받은 계시> 새빨갛게 열렸다. 나뭇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빼곡하게 열렸다. 사택 밭머리에 있는 감나무다. 홍시가 찢어지게 많이 열렸다. 홍시가 어찌나 많이 열렸는지 아예 새빨갛다. 나무 전체가 새빨갛다. 나무전체가 아예 통째로 새빨간 꽃이 핀 것 같다. 감.. 흰눈내릴 때(6) 흰눈내릴 때(6) 2010. 1. 11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햐! 기가 막히다. 기분이 째진다. 붕붕 뜬다.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기가 막히게 황홀한 광경이다. 뽀드득 뽀드득 가볍게 하얀 눈 위를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하얀 눈 위를 사뿐사뿐 걷는 기분이, 마치 하늘 위를 가볍게 걷는 기분이다. 뽀드득 뽀.. 흰눈내릴 때(5) 흰눈내릴 때(5) 2010. 1. 9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앗 춥다. 앗!, 몸이 얼어들어온다. 목을 있는 대로 들여 밀고는 몸을 오싹하고 움츠려 보지만, 싼득싼득 얼어들어오는 눈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다. 삼거리 좌우편에 인삼밭이며 고구마 밭 할 것 없이, 눈이 너무나 많이.. 흰눈내릴 때(4) 흰눈내릴 때(4) 2010. 1. 8일 <저녁 8시에 받은 계시> 한시간정도 기도를 한 것 같다. 이상이 보인다. 흰눈이 쌓인 들판이 보인다. 온 세상이 흰눈천지다. 길도, 논도, 밭도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밭인지 도저히 구별이 안 간다. 전부가 흰눈천지다. 온통 사방이 흰눈천지다. .. 흰눈내릴 때(3) 흰눈내릴 때(3) 2010. 1. 7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하얗게 눈 덮인 뒷마당에 빵 부스러기 하나, 하얀 빵 부스러기만이, 주인 없는 뒷마당을 지키고 있다. 온통 뒷산이고 앞 들판이고, 하얗게 얼어붙은 눈 더미 위에, 누군가가 먹다버린 하얀 빵 부스러기 하나, 흰눈더미사이에 살짝 끼어서 집을 지킨.. 이전 1 ··· 1775 1776 1777 1778 1779 1780 1781 ··· 17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