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준비
2010. 1. 26일
<밤 1시에 받은 계시>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여져 있다.
어제 밤 이상 중에 팔팔 끓던, 바로 그 냄비다. 어제 밤에 이상 중에 보던, 바로 그 노란 냄비다. 작은 냄비가 열려있는데 보니,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여져있다. 그렇게 죽어라고 팔팔 끓어대더니, 마침내 김치찌개가 맛있게 끓여져 있다.
그런데, 이 찌개를 정확하게 김치찌개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김치찌개라고 해야 될지, 아니면 된장찌개라고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김치와 된장이 절반씩 섞여있기 때문이다. 된장과 김치가 절반씩 석여있다. 언뜻 보기에는 된장찌개다. 냄비를 작은 것에 끓인 것만 보아도 이 찌개는 된장찌개가 맞다. 원래 노란 냄비는 항상 된장찌개를 끓일 때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니,
된장찌개는 된장찌개라도 보통 보는 된장찌개가 아니고, 김치가 절반이나 섞여있다. 배추김치가 절반이나 섞여있다. 울긋불긋한 배추김치가 절반이나 섞여있다.
와!, 척 보기에 지독하게 짜게 생겼다. 지독하게 맵고 짜게 생겼다. 이렇게 짜고 매운 된장찌개를 먹었다간, 밤새도록 배를 움켜잡고 떼굴떼굴 뒹굴 위험이 많다. 큰일 난다.
왜 된장찌개에다, 그 맵고 짠 김치를 이렇게 많이 넣었을까,
왜 그렇게 맵고 짠 김치를 이렇게 많이 집어넣어가지고, 독약찌개를 만들어놓았을까!?
이번에는 밥을 푸는 장면이 보인다. 전기밥솥을 열어놓고 주걱으로 밥을 푸는 장면이 보인다.
왼손으로 밥솥을 꼭 잡고, 오른손에 잡힌 대나무주걱으로 한 주걱을 잔뜩 퍼 올린다. 하얀 쌀밥이 한 주걱 가득히 딸려 올라온다. 하얀 김이 무럭무럭 나면서, 고소한 냄새가 미각을 있는 대로 돋워 놓는다. 뭐 공기에 담을 것도 없이, 그냥 주걱 째 통째로 입으로 가져가고 싶다. 그렇지만, 어른 체면이 있지, 어떻게 한 주걱이나 되는 것을 통째로 입으로 가져갈 수야 있는가!?,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밥을 한 주걱 잔뜩 퍼서, 밥공기에 살짝 옮겨 담았다. 담백하고, 고소하고, 달콤한 밥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공기 안에 하얀 쌀밥이 절반이나 자리를 잡는다. 입과 코끝뿐만 아니라, 얼굴피부들까지 미각을 느낀다. 얼굴전체가 통째로 하얀 쌀밥에 욕심을 낸다.
하얀 김이 무럭무럭 나는 밥솥에서, 또 한 주걱을 잔뜩 퍼 올렸다. 와!, 기가 막히게 맛있는 것!,
하얀 쌀밥에다 찹쌀이 절반이나 섞인 것 같다. 밥의 색깔이 조금은 희색이다. 그런데다 무언지는 몰라도, 무언가 기가 막히게 구미를 돋구어대는 잡곡이, 두서너 가지는 더 섞인 것 같다. 쌀밥의 색깔이 약간은 희색인 것을 보면, 무언가 기가 막히게 맛있는 잡곡이, 두서너 가지는 더 섞여있다.
차지고, 달고, 고소하고, 담백한, 이 하얀 쌀밥을 두 번째로 공기에 살짝 퍼 담으니, 공기가 고봉으로 수북이 하나 가득 찬 다.
아직 밥솥 안에는 두어 공기도 더 되게 밥이 남아있다. 기분이 째진다! 어서 공기 밥이 식기 전에 먹어치우고, 나머지 두어 공기도 마저 퍼 먹어야 되겠다. 좀 양이 많은 듯하기는 하지만, 뭐 걱정 없다. 언제는 밥 두서너 공기쯤 안 먹어치웠는가!?,
무슨 뜻일까?
이제까지는 주로 찌개를 끓이는 장면만 보여주셨다. 그런데 오늘은 마침내 밥상을 차려놓고, 전기밥솥에서 밥까지 함께 푸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그렇다면 이제는
마침내, 남북한이 서로 꽝! 꽝!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계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