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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운동화 2009. 8. 18일 <p. m. 3시에 받은 계시> 수풀이 우거진 야외 들판이다. 야생 잡풀들이 우거진 야외 들판이다. 야생잡풀들 이다보니 풀들이 억세다. 풀이라고는 하지만, 풀잎마다 앙클한 가시들을 까칠까칠하게 달고 있어서, 손끝만 살짝 닿는대도 당장에 시뻘겋게 생살을 북 긁어놓게 생겼다. 아..
3일 금식수기3 3일 금식수기 3 첫째 날 2009.8. 13일 <a. m. 5시> 목이 칼칼하다. 어제 저녁에 배추김치를 좀 먹었더니, 그 김치 속에 들어있던 고춧가루 양념이 뱃속에서 요동을 치는 모양이다. 목이 칼칼한 것이, 무언가 얼큰한 것을 좀 먹여 주었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뭐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라면 두어 개 만 ..
배추 찌갯거리 배추 찌갯거리 2009. 8. 13일 <p. m. 7시에 받은 계시> 수돗가에서 배추를 씻는다. 배추 찌갯거리다. 배추를 잘게 썰어서 한 끼 찌개 끓일 만큼 적당한 양을 씻는다. 벌써 다 씻고 마무리 단계다. 이제 다 씻고 냄비에 건져 담는 중이다. 이미 두서너 차례 물로 깨끗이 씻은 것이어서, 그만 냄비에 마저 건..
김치 찌갯감 김 치 찌갯감 2009. 8. 13일 <a. m. 5시에 받은 환상> 수돗가에서 커다란 냄비에 김치 폭을 집어넣는다. 김치 폭이 꾀 크다. 배추 한 포기를 절반으로 쪼갠 것이어서, 배추 반 포기나 되는 폭 이다보니 꾀 크다. 그렇지만 배추가 양념에 잘 버물려져 있어서, 배추김치 반 포기라고 해도 뭐 그리 크게 보이..
초상 5 초상 5 2009. 8. 12일 <a. m. 3시에 받은 계시> 무덤이 꾀 크다. 꾀 크게 생긴 무덤이다. 아주 부잣집 무덤이다. 워낙 부잣집 무덤이다 보니 치장을 할 수 있는 대까지 가지끈 치장을 했고, 또 그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게 크게 만들어 놓았다. 무덤이 이렇게 크다보니, 주변을 둘러싼 언덕 또한 보통으로 ..
초상 4 초상 4 2009. 8. 8일 <0시에 받은 계시> 깊은 심야에 버스가 내려온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길을 뚫고, 버스가 내려온다. 사방이 다들 깊이 잠이든 이 캄캄한 밤중에, 온 세상이 다 죽은 듯이 고요한 이 밤중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홀로 밤길을 달려온다. 사람이고 짐승이고, 심지어 공중에 나는 새..
황홀한 도시 황홀한 도시 2009. 8 .7일 <p. m. 11시에 보여주신 이상> 바닷가 어느 항구 도시쯤으로 보인다. 도시 하나는 오른쪽 편에, 또 하나는 왼쪽 편에 붙어있는 항구 도시이다. 그런데 이 항구들이 말이 두 도시이지, 이쪽 과 저쪽도시가 서로 하나로 합쳐져 있어서 두 도시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다. 그렇지만 ..
김칫통 비우기 김칫통 비우기 2009. 8. 5일 <p. m. 1시에 받은 계시> 수돗가 한 복판에다 큼직한 고무다라 같은 것을 받쳐놓고 김칫통을 비운다. 주인이 하얀 스테인리스 김치 통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서 머리위로 치켜들고는, 60~70˚ 정도로 통을 기울이자, 우수수 김치들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린다. 배추김치 3~4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