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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송장들 잠자는 송장들 2010. 3. 31일 <새벽 2시에 받은 계시> 틀림없는 미라다. 꼼짝을 안 하는 미라다. 발을 똑바로 쭉 뻗고, 그리고 팔을 똑바로 아래로 곧장 늘어뜨리고, 온 몸이 딴딴하게 굳은 체 꼼짝을 않는 것이 틀림없는 미라다. 그런데 미라치고 좀 뚱뚱하다. 현대판 미라라서 그런지, 이집트의 피라..
벌써 시작된 건가? 벌써 시작 된 건가? 2010. 3. 30일 <오전 11시에 받은 계시> “아, 이 맛!” “아, 아!,” “아, 팔이야, 아, 다리야,” “아, 물이 잘 안 넘어가는데, 고개를 이쪽으로 조금 돌리고 먹어볼까!, 아, 아!,” 강아지가 몸이 아주 말이 아닌 모양이다. 여기저기 몸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그럴 만도 하다. 그동안..
물컵 정리 물 컵 정리 2010. 3. 28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왼 손에 냄비를 잡고, 오른손에 있는 스푼으로 잘 다독거려서 일단 진돗개먼저 준다. “자, 이만하면 됐지, 이만하면 충분하지, 가만, 조금만 더 줄까, 에라, 모르겠다. 이만큼 더 푹 퍼즐께!,” 독 독 긁어가면서 진돗개가 먹을 만큼 충분히 밥을 덜어..
만국기(2) 만국기 (2) 2010. 3. 25일 <저녁 9시에 받은 계시> 쉬이익~!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쉬이익~! 쉬이익!~펄럭 펄럭! 펄럭 펄럭!, 아, 되게 요란하다. 바람이 너무나 세다. 이젠 봄도 다 되어 가는데 웬 날씨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지 모르겠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영 정신을 못 차리겠다. 윙~! 쌩~! 윙 쌩~!..
만국기 만국기 2010. 3. 24일 <새벽 1시에 받은 계시> “쉭~ 쉭~!,” “펄럭 펄럭!, 펄럭 펄럭!,” 울긋불긋 만국기가 바람에 펄럭 펄럭!, 쉭~! 쉭~!, 바람이 꾀 분다. 뭐 바람이 그리 차지는 않지만 오늘은 바람이 꾀 부는 날이다. 이러다가 대풍이 불건가!, 저쪽 바닷가 어디에서 큰 구름이 몰려오고 있는가, 웬 ..
물오리 떼들 물오리 떼들 2010. 3. 20일 <오후 5시에 받은 계시> 휙~! 물고기 한 마리가 땅위로 하얗게 치솟는다. 하얀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물고기 한 마리가 허공으로 휙~! 치솟는다. 대략 굵기가 엄지손가락만은 한 것 같다. 크기도 그만하면 대략 10cm는 족히 됨직하다. 이렇게 큼직한 물고기 한 마리가 갑자기 ..
옛날 시대로, 옛날 시대로, 2010. 3. 20일 <새벽 1시에 받은 계시> “어?” “너희들 왜 자리를 옮겼니?” ‘여기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이라서 거치적거릴 텐데, 왜 길 한 복판으로 옮겼니?” “그런데,” “야, 너희들 이게 뭐니, 웬 호강이니, 자식들 제법 정자나무아래 의젓하게!,” “야, 녀석들아, 너희..
냉이 한 포기 냉이 한 포기 201. 3. 16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그만하면 장군감이다. 그만하면 아주 잘 생겼다. 크기도 다른 나물보다 두 배나 크고, 굵고, 튼튼하고, 싱싱하고, 그리고 다른 나물보다 햇빛도 많이 받았다. 이 세상에 어느 나물과 비교를 해도 모자랄 것이 없다. 이 세상의 어느 장군들과 비교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