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2010. 10 30일
<아침 7시에 받은 계시>
하늘로부터 마당 한 가운데로 쏟아져 내리는 수돗물,
“쏴~! 쏴~!”
아! 세차게 잘 쏟아져 내린다. 그런데 왜 자꾸만 수돗물이 금세 끊길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지!,
어!, 정말로 끊기네, 안 나오네, 하늘에서 수도꼭지를 잠갔는가!,
이렇게 큰 사과가!,
이렇게 크고 좋은 사과가 거뭇거뭇 다 썩었네, 이렇게 반짝반짝 윤이 나면서 시뻘겋게 당도가 최고인 극상품 사과가, 쯧 쯧! 아까워 죽겠다. 애석하다. 차마 손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이렇게 맛있는 사과를 버려야 하다니, 아! 반짝반짝 하면서도 새빨갛게 생긴 것이 당도가 그만이겠는데!
가만있어봐, 봉지에 들어있는 건, 윽! 다들 마찬가지네, 이 좋은 사과들이, 사과 중에서도 극상품 사과들이, 울긋불긋, 반짝반짝 새빨갛게 잘 익은 이 극상품 사과들이 몽땅 다!
어쩐지 싸게 팔더라니까, 그렇지만 아무리 싸게 팔면 무얼 해, 이 다 썩은 사과를! 사5:2
“꽝꽝 얼어붙었잖아!”
요기만 겨우 얼음장 사이로 물이 조금 스며나올 뿐, 온 세상이 다 꽝꽝 얼어붙었네!, 요기, 내가 기도하느라 쳐놓은 텐트자리만 물이 조금 스며나올 뿐, 여기에서부터 북으로는 북극해까지, 남으로는 남극해의 극 지점까지 온 세상이 꽝꽝 얼어붙은 얼음판이네!, 북으로는 북한 땅덩이, 시베리아, 러시아 할 것 없이 온통 다 하얗게 얼음으로 덮여버렸고, 남으로는 중국, 베트남, 호주 할 것 없이 남극의 극지방까지가, 땅이고 바다고 할 것 없이, 온통 다 꽝꽝 얼어붙은 얼음판 천지네!,
꿩 인가!,
꿩 보단 좀 작은가, 아니, 꿩 맞는데, 암꿩이라서 몸집이 좀 작은데다, 녀석 무엇에 그렇게 혼 줄이 났는지 몸을 워낙 잔뜩 움츠리고 달아나니까 그렇지,
녀석, 무엇에 놀랐기에 저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죽어라고 도망을 치는 걸까, 한쪽 날개를 다쳤는가, 불쑥 튀어나온 한쪽깃털이 절반이나 꺾인 체 달아나는 것이!,
맞아, 녀석 다쳤어, 그래서 날질 못하고 저렇게 죽어라고 내 달리는 거야.
그 꽝! 꽝! 하는 곳에서 수꿩이고 새끼 꿩들이고 몽땅 다 불속으로 집어 처넣어 버리고, 저 녀석도 날갯죽지를 다친 체 겨우 몸만 빠져나오는 거야, 그래서 날질 못하고 저렇게 죽어라고 달음질을 치고 있는 거야,
녀석, 그러니까 안전하게 산으로 와서 피하라니까!, 왜 사람들이 많이 모인 들판으로 내려왔어 내려오긴!,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 찌어다.” 마24:16
조금만 더 촘촘히 꼬멜까, 됐어, 이렇게 듬성듬성 빨리 꼬메 치우고 말아, 이왕이면 이쪽도 몇 바늘 꼬멜까, 이렇게 듬성듬성 몇 바늘만 꼬메주면 좋지, 옳지,
아, 실이 짧다. 아, 조금만 더 있으면 마저 꼬메 치우겠는데, 할 수 없지 뭐, 실을 다시 꿰야지,
실 꾸러미 어디 갔어, 여기 있네,
그런데, 이게, 이게, 아니, 이게 언제 이렇게 실이 다 동이 났어, 아니, 실 꾸러미가 다 동이 나다니, 아니, 실 꾸러미가 다 동이 나다니, 그 가늘고 가늘은 나일론실을 워낙 탄탄하게 감아놓은 것이라서, 내 평생 쓴대도 절반도 못쓸 건데 이렇게 벌써 동이 나다니, 이제 겨우 한두 번 꿰쓸 것 밖에 안 남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