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2010. 6. 14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급히 날아와서 급히 날아가 버린다. 숨을 헐떡이며 허겁지겁 날아와서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체, 허겁지겁 다시 날아가 버린다. 무언가 소식을 전하러 온 모양인데, 어찌나급한지 몸을 벌벌 떨기만 하고 말을 제대로 하지를 못한다.
까마귀가 제대로 소식을 전하지도 못한 체, 또 급히 날아 가버린다. 빨리 가 보아야 하는 모양이다. 무언가 대단히 급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까마귀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깍! 깍! 한 두 마디 하고는 급히! 날아가 버린다.
“뭐니!?”
“뭐가 그리 급해서 숨도 한번 못 쉬고 급히 날아가 버리니, 도대체 거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그렇게 벌벌 떨기만 하니,”
“왜 몸을 벌벌 떨기만 하고 말을 못하니!?”
까마귀는 위급한 소식을 전해주는 새다. 가령 공중에 독수리가 나타났으니까 빨리 피하라든가, 고양이가 나타났으니까 어서 그 자리를 피하라든가, 등등 무언가 적이 나타났을 때 위급을 알려주는 새다.
그런데
무슨 숨넘어가는 사건이 터지고 있기에, 까마귀가 나뭇가지에 한번 앉아보지도 못하고, 공중에서 깍! 깍! 짖어대고는 급히 날아가 버리는지 모르겠다.
어디에선가, 지금 땅이 꺼질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