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2010. 6. 17일
<오후 9시에 받은 계시>
“어! 어!”
“이걸, 이걸!”
“어떻게 한다, 이대로 놓으면 7~8개가 몽땅 다 와르르! 무너져 내릴 판인데,”
“이걸, 이걸 누가 이렇게 쌓아놓았을까, 이걸 누가 이렇게 쌓아놓아 가지고, 아 참, 손만 놓으면 7~8개가 몽땅 다 무너지게 생겼으니, 항아리도 항아리이지만 이 속에 들어있는 된장들은 다 어떻게 하고, 아 참, 아참!,”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 장독대에다 조그마한 된장항아리 7~8개를 한 줄로 높이 쌓아놓았는데, 보니 이 7~8개나 되는 항아리마다 된장들이 가득가득 들어있다. 그런데 7~8개나 되는 항아리를 일렬로 높이 쌓아놓다 보니, 비뚤비뚤 기우뚱 기우뚱하게 쌓아놓아 가지고, 줄이 다 헝클어져 버리고 말았다.
된장을 한 스푼 푸려고 항아리 뚜껑을 열다보니, 일렬로 높이 쌓아놓은 항아리 7~8개 그대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급한 김에 얼른 손으로 항아리의 줄을 잡아보았지만, 노우, 틀렸다. 줄은 이미 다 틀어져 버리고 말았다. 워낙 처음부터 줄을 비뚤비뚤하게 쌓아놓아 가지고, 울퉁불퉁하게 이리저리 튀어나온 항아리들이 사정없이 무너져 내린다. 와!, 다 무너져 내린다. 다 무너져 내린다. 한개도 못 건진다. 한개도 못 건진다. 와르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있는 전쟁의 모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