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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재림

모심기(2)

 

 

 

 

                                 모심기(2)

                                                                                       2010. 5. 27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철벙 철벙 첨벙 첨벙”

  “어, 애기야 조심해 뛰면 안돼 천천히, 천천히, 어 어 애기야 뛰면 안돼 천천히, 천천히,”

   아, 고 녀석 남의 말은 들은 척도 않는다. 남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투당탕 투당탕 물 논에서 밖으로 뛰어나오는 데만 정신이 팔렸다.

   청주 시내 쪽으로 나가는 신작로 가에 있는 들판이다. 엄마를 따라 들판으로 나온 애기가, 물이 가득히 잠긴 물 논에서 밖으로 뛰어나오느라 진땀을 뺀다. 엄마가 보지 않는 사이에 물 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진흙탕 속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에 놀라가지고, 허겁지겁 투당탕 거리며 밖으로 뛰어나오느라 진땀을 뺀다. 기우뚱기우뚱 하면서 허겁지겁 뛰어나오는 아기가, 그래도 물속에 나동그라지지를 않고 용케도 밖으로 잘 빠져 나온다.

   그렇지만 저쪽 끝머리 모퉁이에서 모심기에 한창 여념이 없는 엄마는, 아기가 지금 무얼 하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개천가에 있는 들판이 보인다. 이곳은 어느새 모심기가 2/3정도나 끝이 나간다.

 

   이번에는 산골짜기 계곡의 들판이 보인다. 이곳은 어느새 모심기가 벌써 다 끝이 났다. 산골짜기에서부터 개천가로 내려오면서, 쭉 서너너덧 논배미가 보이는데, 모두 파랗게 모심기를 마쳐 놓았다. 이제 막 심겨진 벼들이, 삐약삐약 엄마엄마, 노란 이파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따가운 햇살을 즐기느라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있다.

 

   무슨 뜻일까?

   지금 한창 모심기를 하는 계절이다. 이렇게 한창 심겨지고 있는 벼들이, 땅속깊이 뿌리를 내리고, 파릇파릇하게 땅 냄새를 짙게 맡을 때, 그때, 바로 그때 남북한 전쟁이 끝이 나게 된다.

 

 

 

 

 

 

 

 

 

 

                             비빔밥

                                                                                          2010. 5. 28일

                                                                              <새벽 1시에 받은 계시>

 

 

 

   나머지는 비벼 먹어야 되겠다.

   우선 무생채를 한 젓가락 집어넣고, 그리고 된장을 조금만 넣을까, 스푼으로 된장을 한 스푼 수북이 넘치도록 푹 퍼가지고, 전기밥솥에 넣고, 그리고 이젠 무얼 넣을까, 그런데,

   잠깐, 앗 실수, 된장을 너무 많이 넣었다. 이건 찌개를 끓이는 것이 아니고, 비빔밥인데, 그만 습관이 되어가지고, 쯧 쯧!,

   어떻게 한다!?

   밥솥에 남은 것이 바닥에 쫙 깔릴 정돈데, 겨우 반 공기가 될까 말깐데, 된장을 수북이 한 스푼이나 푹 퍼 넣었느니, 이걸 짜서 어떻게 먹는가,

아 참, 실수, 찌개 끓일 때 퍼 넣던 습관이 있어가지고 그만, 이걸 어떻게 한다, 조금만 넣는다는 것이 그만,

   일단 전부 다 덜어내고 볼까, 그러자, 된장을 다시 덜어 내 가지고, 공기에 담아두자,

스푼을 가지고 덜어낸다는 것이, 그만, 스푼으로 그대로 쓱쓱 밥을 비벼버린다.

   아니, 덜어낸다면서!, 내 정신이 지금,

   이걸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이 짠 것을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와, 반공기도 안 되는 것에다 날된장을 수북이 한 스푼이나 푹 퍼 넣었으니, 이걸 짜서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와, 이걸 어쩐다!?

   못 먹는다. 절대 못 먹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아깝기는 하지만, 그냥 멍멍이나 갖다 주고 말까,

   멍멍이를 준다고, 안 된다. 멍멍이도 생명첸데, 이 짠 것을 주었다가 배탈이라도 나면,

안 된다.

   아참, 멍멍이를 줄 수도 없고, 그냥 쓰레기통에 털어 넣기도 그렇고, 이 아까운 것을 먹지 못하고 버리자니,

   아 참,

   아 참, 어쩌다가 이런 실수를!

   아참, 아참,

   

   무슨 뜻일까?

   무언가 난처한 사건이 또 하나 터질 모양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지독하게 짜디짠 사건이 또 하나 터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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