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2010. 2. 24일
<밤 11시에 받은 계시>
날이 시퍼렇게 생겼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생겼다. 날이 반짝반짝 하는 것이 아주 예리하게 생겼다. 도끼라는 것이 날이 좀 뭉턱하면서 무디고 우직스럽게 생긴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좀 다르다. 날이 아주 예리하게 생겼다. 파랗게 날이 선 것이 보통으로 날카롭게 생긴 것이 아니다.
눈앞에 갑자기 날카로운 도끼가 나타나는데, 보니 보통 우리가 나무를 팰 때 사용하는 도끼보다는, 날의 넓이가 좀 널찍하고, 두께가 얇게 생겼다. 무게도 보통 보는 도끼보다는 절반정도는 가볍게 생겼다. 또 자루도 좀 짧다.
이렇게 날카롭고 예리한 것으로는, 나무를 팰 때 사용하기 보다는, 저런 정육점 같은데서 사용한다면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도끼의 날이 워낙 얇고 널찍한데다, 어찌나 날카롭고 예리하게 생겼는지, 이런 도끼라면 나무를 패는데 사용하기보다는, 정육점 같은데서 짐승을 잡는데 사용한다면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나 돼지를 잡을 때, 뼈와 힘줄들이 더덕더덕 붙어있어서 칼로는 잘 잘라지지 않는 곳에다 대고, 탁! 탁! 내려찍는다면 엉덩이뼈 부근이고, 넓적다리 부분이고 할 것 없이 단 한번에 딱! 딱! 잘라지게 생겼다. 등뼈 부분이고 가슴뼈부분이고 할 것 없이, 이곳저곳 힘줄과, 뼈와, 살덩이가, 잔뜩 엉겨붙어있어서, 미큰덩 미큰덩 잘 잘라지지 않는 곳에다 대고, 탁! 탁! 내려찍는다면 단숨에 재깍재깍 잘라지게 생겼다.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리라.” 마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