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세력
2010. 2. 22일
<오후 8시에 받은 계시>
요렇게 한번 자르고, 요렇게 한번 자르고, 가운데를 한번 자르고, 그리고 이쪽을 한번 자르니, 됐다. 이만하면 적당하게 잘 잘라졌다.
그러면 나머지도 마저 자르자, 역시 똑같이 요렇게 한번, 요렇게 한번, 가운데를 한번, 그리고 나머지 토막을 한번, 됐다. 사각사각 잘 잘려졌다. 그만하면 먹기에 적당하게 잘 잘라졌다. 한 입씩 먹기에 적당하게 잘 잘라졌다.
작은 냄비 안에 있는 무김치 토막이다. 북한을 상징하는 작고 노란 냄비 안에 들어있는 무김치다.
냄비 안에 찌개를 끓이기 위해서 김치를 덜어놓았는데, 보니 배추김치 한 쪽과 무김치 두 조각이 들어있다.
그런데 배추김치 포기는 그대로 두고, 무김치조각을 잘게 나눈다. 무김치조각이 기다랗게 쪼개져 있는 것이어서, 한 입씩 먹기에 적당하리만큼 가위로 조각조각 잘게 잘라놓는다. 한 조각을 대략 4~5토막으로 잘라놓으니, 한 입씩 먹기에 적당하게 잘라졌다.
그런데,
기다란 무김치조각이 흐물흐물하다. 이미 푹 삶아놓은 것처럼 흐물흐물 하다. 생생한 기가 없다. 마치 푹 삭아버린 것 같기도 하고, 썩은 것 같기도 하다. 가위로 토막을 낼 때 전혀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삶아놓은 토막을 자르는 것처럼 흐물흐물 한다.
무슨 뜻일까?
찌개를 끓인다면서 왜 무 김치만 토막토막 자르고, 배추 김치포기는 자르지 않는가?
지금 북한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배추김치의 세력과 무김치의 세력 중에서, 무김치의 세력은 이미 흐물흐물하게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것마저 자기들의 입맛대로 먹을 수 있도록, 마저 토막을 내 놓아버리고 만다.
그러나 배추김치 포기는 생생하게 그대로 남는다. 다시 말해서 이제 까지 군부 세력과, 당의 세력으로 분산되어있던 권력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힘을 잃고 토막토막 잘려지는 무김치 두 조각은, 누구를 상징하는 것일까, 아버지와 아들일까,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남는 세력은, 누구를 상징하는 것일까, 군부 세력일까,
이제부터는 북한 정권이 완전히 군부 쪽으로 넘어가는가, 그래서 모든 행정이 강경일변도로 바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