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찌개
2009. 12. 26일
<밤11시에 받은 계시>
“물을 조금 더 부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자, 조금만 더 붓자,”
“그런데,
수돗물이 얼어붙었으면 큰일인데!”,
“아니야, 얼진 않았을 거야, 물을 조금 틀어놓았으니까!,”
반은 걱정을 하면서 수돗물을 틀어보았다. 혹시 수도꼭지가 얼어 붓지나 않았을까 해서 조심조심 틀었다. 수도꼭지가 살짝 얼었을 때 함부로 확 틀었다간, 파킹이 떨어져나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심조심, 살짝 수도를 틀어보니, 쏴~! 물이 나온다. 와, 됐다. 됐다. 얼진 않았다.
그런데,
“바가지에 물을 따로 받을 필요 없이, 곧장 냄비에다 받지 뭐, 조심해서 살짝 조금만 받으면 되니까,”
냄비를 수도꼭지에 들여다 대고 살짝 받았다. 쏴~! 물이 잘 나온다. 콸콸 콸! 세차게 잘 나온다. 어저께 먹다 남은 미역찌개냄비에 물을 조금 더 받았다.
“쏴~! 콸콸 콸! 됐다. 됐다. 그만, 그만, 그만하면 되겠다.
혹시, 너무 많이 받은 것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냄비안의 물을 속히 들여다보았다. 됐다. 한 사발정도만 적당하게 잘 받아졌다. 수돗물이 워낙 콸콸 잘 나오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물이 오버될 수 있다. 어저께 먹다 남은 찌개라서, 갖은 양념이 다 들어있는 판에, 물을 너무 많이 받았다간, 그 물을 조금 따라낼 때, 그때 그 아까운 양념까지 다 딸려나갈 위험이 있다.
그렇지만 됐다. 오버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았다. 한 사발정도만 딱 맞게 잘 받아졌다. 됐다. 됐다. 딱 맞다. 이젠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끓이기만 하면 되겠다.
어저께 먹다 남은 것이라서, 한 끼 먹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하기는 하지만, 됐다. 이정도면, 뭐 양이 좀 작기는 하지만, 아침 한 끼쯤 조금 모자라는듯하게 먹어도 할 수 없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고 이 많은 것을 다 쏟아내 버리고, 다시 찌개를 끓일 수는 없지 않은가!,
무슨 뜻일까?
무언가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 또 다시 재현된다는 뜻이다.
무언가 과거에 있었던, 전쟁의 도화선이 될만한 불길한 사건이, 또 다시 크게 재현이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