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2009. 10. 25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찌개가 끓는 모습을 보니, 평상시와 같은 된장찌개다.
한 끼분의 된장찌개다.
한 끼 먹을
된장찌개인데, 보니까 찌개의 주 재료가 배추김치다. 배추김치를 냄비에 적당히 넣고, 거기에다 된장을 듬뿍 풀었다.
그런데
된장을 좀 너무 많이 넣은 것 같다. 된장을 어찌나 많이 넣었는지 찌개의 색깔이 붉은 빛을 많이 띤다.
그러지 않아도 배추김치 때문에 찌개가 붉은 색을 띌 수밖에 없는데다, 된장을 어찌나 많이 풀었는지 찌개의 색갈이 새빨갛게 생겼다. 된장을 두 서너 스푼은 넣은 것 같다.
와,
너무 짜겠다. 척 보기에 된장을 너무 많이 넣었다. 청국장찌개라면 몰라도, 조선 된장을 두서너 스푼씩이나 넣어서 끓인다면 짜서 못 먹는다. 벌써 시뻘건 색깔자체가 짜다 못해 마치 무슨 독약처럼 보인다.
“윽!
이렇게 짠 것을 어떻게 먹어!, 윽!, 왜 이렇게 된장을 많이 넣었어!,
와!, 소태다 소태! 이건 완전히 소태다.”
그런데다,
또한 끓는 모습이 특이하다. 찌개가 끓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모습이다. 폭포처럼 끓어 넘친다. 냄비 안에서 된장찌개가 끓는 모습이 여느 때와 영 다르다.
냄비 안에서
끓어오르는 찌개가 어찌나 강력하게 끓어 넘치는지, 마치 작은 나이아가라가 통째로 찌개냄비 안으로 옮겨온 느낌이다. 뭐 냄비가 통째로 펄펄 끓어 넘치는 모습이 영락없는폭포다.
폭포가 끓어 넘치는 모습이다.
또
찌개가 끓어오르기는 해도, 신기하게도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방향이!, 이 찌개가 끓어 넘치는 방향이, 이 방향이, 하필이면,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서 끓어 넘친다. 렘1:13
냄비의
북쪽방향에서 펄펄 끓어오르는 찌개가 통째로 폭포를 형성한 다음, 남쪽으로 꾸겨 박혀 내려오고, 그리고 나면 어느새 그 찌개가 통째로 한 바퀴 빙 돌아서 다시 북쪽 방향에서
폭포가 또 생겨나고, 그리고 또 생기고 또 생기고, 또 꾸겨 박혀 내려오고, 또 꾸겨 박혀 내려오고,
와,
이건 찌개가 끓는 모습이 아니라 폭포다. 폭포다. 작은 나이아가라가 통째로 냄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작은 나이아가라가 통째로 찌개냄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렇게
죽어라고 끓어 넘치다간, 냄비가 홀라당 뒤집혀버리고 말겠다.
“예수님,
이 환상이 무슨 뜻입니까?”
이상이 보인다.
도둑고양이들 한 떼가 나타난다.
도둑고양이들 한 떼가, 남쪽으로 내려와서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하던 중,
아차!,
그만 정체가 들어나고 만다.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고 만다.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자 당황한 도둑고양이들은, 일제히 털의 색깔을 흙덩이와 같은 색으로 변장을 한 후, 몽땅 농장으로 뛰어들어서 정체를 숨겨버린다.
그러나
그 중 두목격인 도둑 고양이가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크게 놀란 눈빛으로 고개를 번쩍 쳐들고 사방을 살핀다. 살기가 번쩍이는 눈동자로 사방을 살핀다. 그리고는 많은 생각을 한다.
이미 정체가 들어난 이상, 이제 이 이상 은밀히 작전을 펼칠 수는 없다. 이제 더 이상 숨어서 작전을 펼칠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
하는 수 없다.
북쪽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 돌아가서 북한 전역에 있는 무력을 있는 대로 동원해가지고, 무력으로 작전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이미
정체가 들어난 이상, 이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이상 더 숨길 순 없다. 이젠 북한으로 돌아가서 전국의 무력을 총 동원해가지고, 무력으로 작전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남쪽뿐만 아니라,
북한까지 온통 땅이 통째로 발칵 뒤집히는 일을 벌인다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큰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도둑고양이가, 크게, 결심을 하고, 북한으로 돌아갈 태세를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