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벌판
2009. 7. 22
<a. m. 3시에 받은 이상>
앗따,
사방 주변에 널려있는 이산 저산에서, 그리고 이 논 저 논에 가득히 펼쳐져 있는 곡식들과 과일들에서 풍겨오는 향취가 어찌나 대단한지,
뭐
몸이 그 향긋하고 상큼한 향취에 그대로 마취가 되는 느낌이다. 그 담백하고, 고소하고, 달콤한 곡식들의 향취에 온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녹는다.
그 향취에 몸이 녹는다. 몸이 그대로 그 향긋한 향취위에 붕 뜬다.
그렇지 않아도
여기는 중력을 느끼지 않는 곳이라서, 그냥 보릿대에 60~70° 각도로 비스듬히 누워서 보리들과 나란히 서 있는 판에, 이곳저곳에서 어찌나 고소하고 달콤한 향취가
사방에서
불어오는지, 온 몸이 그 향긋한 향취에 저절로 살살 녹는 느낌이다. 살살 녹는다. 상큼하고 달고 향기로운 향취에 온 몸이 저절로 살살 녹는다.
여기가 좋다.
여기가 좋다. 편하다. 상큼하고, 향긋하고,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과일들의 향취를 맡으며 이곳에 머무는 것이 좋다. 그냥 좋다. 그리고 편하다.
그냥 편하다.
온 세상을 다 얻은 것 보다 더 풍족하다. 그리고 부요하다. 넉넉하고 풍요롭다. 마음이 편하고 은은하고 향기롭고 그리고 정이 간다.
보리밭에
비스듬히 누워서 위를 쳐다보니, 사방이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하얗고, 그리고 울긋불긋한 대궐이다. 아름다운 대궐이다. 푸르고 싱그러운 이산 저산의 과목들이 향기를 토해내고,
그리고
울긋불긋하게 장식을 해놓은 하늘의 아름다움이 한껏 맘을 편하게 해준다.
비스듬히 누운 체 곁에 있는 보릿대들을 보니, 보릿대들이 푸르고, 붉고, 노랗고, 빨간, 살아있는 보석이다.
생 보석이다.
물렁물렁하고, 달콤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한껏 풍겨내는 살아있는 생 보석 줄기들이다. 금 갈대란 말이 어울릴 것 같다. 투명한 금 갈대다.
투명한 금 보릿대다.
살아 움직이는 금 보릿대다. 그대로 한 잎 꺾어서 입에다 대고 후~ 하고 불면, 기가 막힌 대금소리가 울려나올 것 같다. 살아있는 생 음이 쏙쏙 빠져나오는 기가 막힌 대금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향기롭고 달콤한 보리밭에 60~70° 각도로 비스듬히 누워서 곁에 있는 보릿대들을 보니, 보릿대들이 왜 그렇게 정이 가는지, 뭐 성프란시스가 아니라도 저절로 오! 형제 보릿대들이여,
오!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보릿대들이여, 라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오! 형제 보릿대들이여, 오! 형제 과목들이여! 라는 말이 연신 입에서 터져 나온다.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보릿대들이 주는 쿳션이 어찌나 부드럽고 따스한지, 보릿대에서 몸을 뗄 마음이 없다. 형제 보릿대에서 몸을 뗄 마음이 없다.
그냥
여기서 형제 보릿대들과, 형제 과목들에 휩싸여서 억의 억년을 살고 싶다. 흙 설탕으로 만들어진 형제 흙덩이위에서, 형제 맑은 공기들과 함께, 이 형제 보리밭에서 억의 억년을 살고 싶다.
한 옴큼 잡히는 대로 우두둑 따서 먹고, 다시 손을 펼치면 어느새 그 자리에 또다시 새로운 보리 이삭이 풍성하게 맺히고, 또 다시 한 옴큼 움켜잡고 잡아 뜯고 나면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운 보리이삭이 그 자리에 풍성하게 맺힌다.
뭐
씨 뿌리는 자가 밭가는 자의 뒤를 이을 필요가 없다. 추수를 하는 자가 씨 뿌리는 자의 뒤를 이을 필요가 없다. 그냥 한 옴큼 잡아 뜯고 나면 또 그 자리에 새로운 이삭이 풍성하게 열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운 이삭이 그 자리에 풍성하게 열린다.
천지가
다 황금벌판이다. 사방이 새콤달콤한 과일이며 고소하고 담백한 향취를 맘껏 풍겨내는 풍요로운 황금벌판이다. 그냥 한 옴큼을 잡아 뜯으면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또다시
새로운 이삭이 수북이 충실하게 매어 달린다. 그냥 따 먹고 나면, 그 자리에 눈 깜짝할 사이에 또 다시 열린다. 따고나면 또 열리고, 따고 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또 열리고,
뭐
구태여 이산 저산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복숭아든, 사과든, 배든, 참외, 수박이든 파인애플이든 그냥 비스듬히 누워있는 상태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하나 뚝 따서 먹고 나면, 어느새 그 자리에 새로운 과일이 열린다.
시들지도,
기한이 차서 말라죽지도 않는다. 그냥 산다. 그냥 살아있다. 억의 억년이 지나간들 여기서는 시간이 없다. 그냥 사는 곳이다. 영생하는 곳이다.
황금보석으로
만들어진 투명체 보릿대든지, 울긋불긋 꽃 대궐을 이루어놓는 동산의 과목이든지, 모두가 그대로 영생하는 곳이다. 그냥 과일들이 또 열리고 또 열리고 끝없이 영생하는 곳이다.
이산 저산에서 풍겨오는 상큼하고 향기로운 향취가 코를 찌르고, 새콤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담백한 과일들의 향기에 몸이 녹아내리는, 이 형제 보리밭이 한 없이 정이 간다.
천지가 다 노랗고, 빨갛고, 파랗고, 하얗고, 그리고 울긋불긋한 대궐이다. 아름다운 대궐이다.
흙 설탕으로 만들어진 대지위에서, 푸르고 싱그러운 이산 저산의 과목들이 향기를 토해내고, 그리고 울긋불긋하게 장식을 해놓은 하늘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한껏 편하게 해준다.
편하다. 좋다. 그냥 여기가 좋다. 억의 억년을 여기서 살고 싶다. 흙 설탕으로 된 대지위에서, 이 형제 과일 동산에서, 이 형제 보리밭에서 억의 억년을 여기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