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치
2009. 6. 23일
김칫통을 물로 깨끗이 씻는다.
배추김치를 하나 가득 담가 넣은, 스텐으로 된 김칫통을 물로 깨끗이 씻는다.
배추를
3~4포기나 담가 넣은 김칫통이다 보니 꾀 묵직하다. 하나 가득 김치가 담긴 김칫통 뚜껑부분을 물로 싹싹 씻는다. 통의 겉 부분은 이미 깨끗이 씻겨졌기 때문에 이제는
마지막으로
통의 뚜껑 부분만 대충 물로 씻으면 된다.
김치를
담기 전에 미리 깨끗이 씻어두었던 통이기 때문에, 뭐 그리 씻을 것도 없지만, 그래도 김치를 통에다 옮겨 담느라, 손에서 묻은 고춧가루 찌꺼기랑 양념찌꺼기가
조금
묻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물을 끼얹어서 말끔히 씻어낸다. 이왕 김치를 담는 김에 아주 깨끗이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다.
야외
수돗가에서 허리를 구부린 체, 다라에 하나 가득 들어있는 물을, 손으로 퍼서 김칫통 뚜껑에 두어 번 끼어 얹고 나니, 이제 뚜껑도 마저 깨끗이 씻어졌다.
됐다.
이만하면 끝났다. 이만하면 김치담기는 끝이 났다. 이제 저쪽 그늘이 진 창고에 가져다가 잘 보관만 하면 된다. 이것저것 농기구가 걸려있고, 한쪽 구석에는 굵은 소금포대 까지
몇 포대 쌓여있는, 그 곁에 자리를 잘 잡고 통을 가져다 놓기만 하면 된다.
이제
이만하면 한동안 김치 걱정은 덜었다. 오늘저녁부터는 뚜껑을 열고 조금씩 꺼내다 먹기만 하면 된다.
무슨 뜻일까?
한 달 전에는, 김치를 다 먹고서 김치 통을 씻는 이상을 보여주신 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비로소 김치를 담가가지고 창고에 가져다 놓는 이상을 보여주신다.
배추김치라면 배추의 종류가 하도 많아서, 무슨 종류의 김치인지 잘 알 수는 없다.
고소하고 맛이 좋은 강원도 고랭지 배추김치도 있고, 하우스 재배용 배추김치, 평지재배용 배추김치, 그리고 요즘 막 시장에 출하를 서두르고 있는, 미디어법 배추김치에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구출작전 김치, 북한의 핵실험 김치, 등등 김치의 종류가 하도 여러 가지라서, 이번에 담근 김치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직
김치를 담가가지고 뚜껑을 닫아놓은 상태이어서, 속 내용은 잘 모른다. 그렇지만 오늘 저녁부터는 이제 뚜껑을 열고 김치 맛을 볼 차례다.
맛을 보면 안다.
문제는, 이제 김치를 다 담갔다는 점이다. 이제 뚜껑을 열기 직전이다. 뚜껑을 열면 보일 것이다.
무언가 이제부터, 납북한 전쟁의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보통으로 긴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