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도 주
2009. 6. 27일
포도주를 왈칵! 따른다.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병을 컵에다 왈칵! 따른다.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병을 오른손으로 움켜잡고, 급하게 팍! 쏟아 붓는다. 급하게 팍! 쏟아 붓는다. 포도주를 움켜잡은 오른손에 있는 힘을 다 주어서, 갑자기 팍! 쏟아 붓는다.
어찌나 급하게 부어버렸는지, 포도주가 왈칵! 쏟아져서 컵을 하나 가득 채우고도, 방바닥을 흥건하게 적셔 놓는다. 컵을 하나 가득 채우고 흘러넘친 것이, 방바닥에 흥건하다.
단 한번 부어버린 것 인대도 컵이 찰찰 넘친다. 누군가가 분노한 힘으로 포도주를 급하게 움켜잡고는, 있는 힘을 다해 팍! 기울여 버린다.
포도주
병을 움켜잡은 손에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마치 무쇠팔처럼 생겼다. 쇳덩이로 만들어진 손 같다. 하얀 쇳덩이 손이다. 하얀 놋쇠로 만들어진 손이다.
그
억센 손으로 포도주를 확 잡아 재치고는, 있는 힘을 다해 컵에다 팍! 부어 버린다. 병에 들어있는 포도주가 기겁을 하고 밖으로 왈칵! 솟구쳐 나온 것이야 말할 것도 없다.
기겁을 하고
왈칵! 하고 솟구쳐 나온다. 어찌나 급하게 솟구쳐 나왔는지, 포주가 컵으로 곧장 들어가지 못하고, 컵 밖 방바닥을 흥건하게 적셔놓고서야 컵으로 들어간다.
왈칵!
하고 쏟아져 나온 포도주가, 방바닥을 흥건하게 적셔놓고서야 비로소 컵에 따라진다.
방바닥이 갑자기 포도주 천지가 되어버린다.
컵에
들어가기 전에 밖으로 튀어나온 것과, 이미 컵을 가득 채우고 찰찰 넘친 것 까지 합쳐서, 방바닥이 포도주 천지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좀 꺼림칙한 것이,
포주가,
포도주가 좀 이상하게 생겼다. 포도주병을 확 잡아 재치는 손에, 무언가 진노가 잔뜩 실려 있어서 소름이 쫙 끼치는데다, 포도주의 색깔까지 좀 이상하다.
색깔이 이상하다.
포도주가 아니다. 포도주가 아니다. 병의 색갈이 4홉들이 포도주 병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무언가 시꺼멓게 생긴 것이 포도주 치고 좀 한물 간 포도주다. 아주 많이 갔다.
아주
많이 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주 새까맣게 썩은 것 같기도 하다.
또
표현 하기는 좀 그렇지만, 보이는 대로 표현한다면, 그냥 생긴 그대로 표현한다면,
피다.
피다.
그냥 보이는 느낌 그대로 표현한다면, 피다. 피다. 시꺼멓게 썩은 피다. 피는 피라도 썩은 피다. 시꺼멓게 썩은 피다. 좀더 사실에 가깝게 표현한다면, 죽은 사람의 피다.
글쎄,
피가 맞기는 맞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포도주처럼 생겼고, 어떻게 보면 피처럼 생겼고, 또 어떻게 보면 피가 아니라 진노!, 그냥 진노처럼 생겼다.
포도주의
이름이 그냥 진노! 이다. 그러니까 재앙 이다. 포도주는 포도주라도 무슨 독약, 같은 느낌이 든다.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성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고,” 계 14:20
무슨 뜻일까?
이번 남북한 전쟁 때, 이 땅에 쏟아질 피 이다.
이번
남북한 전쟁 때, 이 땅에 피가 흥건하게 고여서 땅을 가득 채우고, 그리고 도랑으로 흘러넘치게 될 것을 보여주신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