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치
2009. 6. 28일
김치를 작은 그릇에 담아가지고 찌게대접 옆에 잘 놓는다.
찌개대접 옆에 잘 놓는다.
“잠깐,
뜨끈뜨끈한 찌개대접에 김치그릇이 닿으면, 김치가 따듯해 질 염려가 있는데!
조금만 사이를 띄워놓자,
혹시
한 끼에 다 먹지 못하면, 나머지를 버릴 수도 없고, 천생 김칫통에다 다시 들어부어 놓아야 되는데, 따듯한 김치가 김칫통으로 들어가면 빨리 쉬어버릴 염려가 있지 않은가?”
한 끼
먹기에 적당한 량을 꺼내가지고,
조심조심 찌개그릇에서 4~5cm 정도 사이를 띄워서 잘 놓는다.
됐다.
이만하면 뜨끈뜨끈한 찌개 그릇에서 열이 전도될 염려는 없다.
김칫통에서 한 끼 먹기에 적당할 만큼 덜어가지고, 찌개 그릇 옆에 잘 놓았다.
스텐으로 된
조그만 찬합에 담아가지고, 찌개그릇 옆에 잘 놓았다.
자,
됐다. 이만하면 밥상이 어느 정도 다 차려진 것 같다.
스텐으로 된
밥사발에 밥이 한 그릇 가득 담겨 있고, 곁에는 펄펄 끓는 찌개대접, 그리고 지금 막 덜어놓은 배추김치, 또 고추장, 간장, 된장찌개, 와, 이만하면 정찬이다.
이만하면 훌륭한 밥상이다.
땅 바닥에 차려진 밥상에 쪼그리고 앉아서, 밥뚜껑을 열었을 때다.
아무 생각 없이 밥사발 뚜껑을 막 열었을 때다. 식사를 하기위해서 밥사발 뚜껑을 열고 보니,
“앗!
밥사발 속에 밥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고, 송편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송편이 한 사발 가득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송편이 들어있다.
밥이 아니다. 밥이 아니고 기가 막히게 맛있는 떡이 한 그릇 가득 담겨있다.
“웬 송편일까, 밥이 아니고?”
떡이
한 그릇 담겨있다. 참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떡이 한 그릇 담겨있다.
자세히 보니,
반들반들 참기름이 윤을 내고 있는 하얀 송편, 그리고 그 곁 사이사이에 반짝반짝 참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하얀 절편, 그리고 팥고물이 적당히 묻어있는 말랑말랑한 인절미,
“와!,
침이 저절로 넘어간다. 띵호아!”
오늘 식사는 기가 막힌 정찬이다. 오늘 식사는 기가 막힌 정찬이다.
군대생활 중
이렇게 기가 막힌 특식을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야전에서 한참 특수 작전을 펼치고 있는 장병들을 위해서, 부녀회로부터 특별히 보내주신 특식인 것이다.
침이 저절로 넘어간다. 눈이 반짝반짝, 온 얼굴에 생기가 돈다. 온몸에서 생기가 팍팍 솟아오른다.
이럴 땐
세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반짝반짝 참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말랑말랑한 떡 사발 외엔 보이는 것이 없다. 아직 젓가락을 손에 잡기도 전에,
떡
한 그릇이 통째로 입에 들어가 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뭐 젓가락이고 숟가락이고 다 필요 없이, 그냥 그릇째 통째로 입에 털어 넣고 몇 번 우물 무울 해 버린 뒤, 꿀꺽 삼키면 될 것 같다.
“군대 생활 중
이렇게 맛있는 특식을 먹을 때도 다 있다니!,”
무슨 뜻일까?
김치는 몇 번째 내려오는 계시이다.
한 달 전에는
김치를 다 먹고 빈 통을 씻는 장면을 보여 주셨다.(5. 27일)
그리고 4~5일 전에는, 비로소 김치를 새로 담은 모습을 보여 주셨다.(6월 23일)
그리고
오늘은, 마침내 그 김칫통에서 김치를 꺼내 먹는 장면을 보여 주신다.
이제까지의 환상에서, 김치는 전쟁의 징조를 나타내주는 예징이었다.
오늘
비로소 김치를 꺼내 먹는 이상을 보여주시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마침내 전쟁의 징조가곧 나타날 모양이다.
참 신기하다.
무슨 징조가 나타나기에, 이렇게 한 달 전부터 김치, 김치 하면서 계속 뜸을 들이고 계시는 걸까?
아마도 무언가 큰 전쟁의 징조가 곧 나타날 것 같다.
곧
커다란 전쟁의 징조가 나가지고, 이것이 점점 눈 덩이처럼 커져서, 마침내 남북한 전쟁, 그러니까 미국· 북한, 미국· 중국 전쟁으로 확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