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4
2009. 7. 2일
김치가 또 나타난다.
김치를 먹기 위해서 잘게 자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밥상 위에서
가위로 김치를 잘게 잘 자른다. 왼손으로 김치 포기를 잡고, 가위를 가지고 잘게 잘 자른다. 한입에 쏙 들어가기 알맞게 가위로 사각 사각 잘 자른다.
배추김치다.
배추김치인데 처음에 김치를 담글 때, 포기 째 담근 김치다. 포기 째 양념을 해가지고 담가 놓았다가, 꺼내먹을 때 한 포기씩 꺼내가지고 칼로 잘 잘라서 먹는 김치다.
김치는
포기김치가 맛이 있다. 포기 째 담가 놓은 김치가 물기도 더 많고, 시원시원하고, 달콤하고, 매우면서도 약간 새콤한 것이 맛이 그만이다.
그냥
처음부터 배추를 칼로 잘게 잘라서 담은 것보다, 포기 째 담은 김치가 물기가 훨씬 더 많고 좋다. 포기 째 통재로 꺼내놓고 손으로 죽 죽 찢어가면서 먹거나,
아니면
한 잎씩 찢어놓고 적당히 잘라가면서 먹는 것이 최고다. 그러니까 한 잎씩 기다랗게 잘라놓고 그대로 통째로 길게 죽 죽 찢어가면서 먹는 것이 일품이다.
그래야
김치 속에 물기가 아작 아작 씹히는 것이 제 맛이 난다.
밥상 위에서
배추김치를 포기 째 꺼내놓고, 먼저 맨 가장자리에 있는 커다란 잎을 한 잎 뚝 떼어서, 2~3가닥으로 길게 찢어놓는다. 밥 한 스푼에 김치 한 줄기씩 먹기에 알맞을 정도로 잘게 찢어 놓는다.
붉은
고춧가루 양념이 시뻘겋게 묻은 김치가, 보통으로 맛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시뻘건 고춧가루 양념이 김치 잎에서 뚝뚝 떨어진다. 손에 김치 국물이 조금 묻는 것쯤이야 신경 쓸 필요 없다.
포기에서
한 잎을 뚝 떼어서 대충 먹기 좋게 찢어놓자, 입안에 침이 자르르 흐른다. 시큼한 침이 한 입 가득히 솟아오른다. 뭐 밥이고 뭐고 그저 김치부터 한 잎 집어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고 싶다.
김치 잎에서 터져 나오는 새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김칫국물을 맛보면서, 생굴이랑 생 새우젓이며, 갖가지 양념이 듬뿍 들어있는 김치를 마음껏 맛보고 싶다.
어서
한 잎만 대충 찢어놓고 밥부터 먹어야 되겠다. 새콤달콤한 양념이 잔뜩 버무려져있는 배추김치를, 마음껏 맛보아야 되겠다.
그런데,
잠깐,
배추김치를 한 잎만 찢어 놓으면, 밥을 비벼먹을 때는 좀 불편하지 않을까, 한 잎만 찢어놓으면 입안에서 재촉하는 시간에, 일일이 김치 잎을 찢어대기가 역부족이지 않던가?
안 되겠다.
두서너 잎 정도만 잘게 잘라놓아야 되겠다. 두 서너 잎만 가위로 잘게 잘라 놓아야, 일일이 한 스푼 먹을 적마다 김치 잎을 죽죽 찢어대는 수고를 덜 수가 있다.
이번에는
김치 잎을 가위로 잘 자른다. 한 잎 먹기에 적당하리만큼 잘게 잘 자른다. 왼손으로 김칫통을 잘 잡고, 가위로 적당하게 잘 자른다. 먼저 배추김치의 끝 부분을 한번 삭둑 자른다.
한번 자른 것만 가지고는 두 서너 스푼 밖에 못 먹겠다. 한두 번만 더 자르자.
다시 왼손에 잡혀 있는 포기김치 끝을 자르기 위서, 가위를 잘 들이댄다.
무슨 뜻일까?
배추김치에 대해서는 벌써 4번째 내려온 계시이다.
한 달 전에는
김치를 다 먹고 빈 통을 씻는 장면을 보여 주셨다(5. 27일)
그리고 4~5일 전에는, 비로소 김치를 새로 담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6월 23일)
또
며칠 전에는 그 김치를 한 끼 먹기에 적당한 만큼, 찬합에다 담아가지고 뚜껑을 꼭 닫은 체, 밥상위에 차려놓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6월 28일)
그리고
오늘은, 마침내 그 김치 그릇에서 김치를 꺼내가지고 먹기 위해서, 잘게 잘라놓는 장면을 보여 주신다.
이제까지의 환상에서, 김치는 전쟁의 징조를 나타내주는 예징이었다.
오늘
비로소 김치를 꺼내가지고 먹기 위해서 잘게 잘라놓는 이상을 보여주시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마침내 전쟁의 징조가 곧 나타날 것 같다. 이제 무언가 전쟁의 징조가 곧 뚜렷이 나타날 것 같다.
커다란
전쟁의 징조가 나타나가지고, 이것이 점점 눈 덩이처럼 커져서, 마침내 남북한 전쟁, 그러니까 미국· 북한, 미국· 중국 전쟁으로 확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