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암갱도 1~2개월
2009. 5. 11일
흑암 갱도를 통과한다.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지하터널 쪽으로 올라오는 갱도다.
험악한
산을 통과하는 커다란 지하 터널이다. 아마도 강원도 휴전선근처의 악산에 자리 잡은 터널 같다.
산이 워낙 악산이다 보니 터널의 길이가 꾀 길다. 전체적인 길이는 어마어마하게 길지만, 이 터널 입구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이곳으로 통하는 작은 지하갱도가 하나있다.
그러니까 땅속 더 깊은 곳에서부터, 이곳으로 올라오는 갱도다.
땅속
아주 깊은 곳으로부터, 지하터널로 올라오는 갱도가 있는데, 갱도의 크기를 보니, 대략 사람의 키를 조금 넘길 정도다. 갱도의 높이도 그렇고 넓이도 그렇다. 사람의 키를 조금 넘긴다.
땅속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지하터널로 올라가는 길인데, 땅속에서 지하터널로 올라가는 길이다보니 경사가 조금 급하다.
아마도
그 땅속으로 난 갱도의 경사가 60~70° 는 족히 됨직하다. 걸어서 올라가기에는 좀 가파른 길이다.
땅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갱도이다 보니, 전기 시설이 되어있을 리 없다. 전기불이나 기타 등불이 켜 있을 리 없다.
어두컴컴한 길을 그냥 맨몸으로 기어오를 뿐이다.
주변이
어둑어둑하고 거뭇거뭇할 뿐이다. 땅도 거뭇거뭇하고 주변 공기도 거뭇거뭇하다.
흙덩이가 검게 생겼는지, 주변 공기가 검게 생겼는지, 아니면 지하갱도를 통과하고 있는,
내 눈이 어둡게 생겼는지 분간을 못하겠다.
다만
터널 입구에서 희미하게 밀려오는 빛이, 아른아른 갱도의 입구를 가르칠 뿐이다.
그래도
다행한 것이, 이제 많이 올라왔다. 끝없이 멀고 긴 행로를 많이 올라왔다. 많이 올라 왔다기보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 것 같다. 어둡고 컴컴한 길을 꽤 잘 견디며 올라왔다.
수백수천미터가 넘는,
끝없는 지하갱도를 잘도 견디며 올라왔다. 이제는 거의 다 올라온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지하 터널까지의 남은 거리는 불과 20~30m 밖에 안 된다.
터널까지만 올라가면 사정은 다르다.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난 길인데, 내가 지금 향하고 있는 방향은 북쪽 입구방향이다. 남쪽으로 난 길은 너무나 멀어서 여기에서부터
그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전혀 보이지를 않고, 다만 북쪽을 향한 입구가 보일뿐이다. 입구까지의 거리를 보니, 대략 60~70m 정도 되는 것 같다. 북쪽 입구까지의 거리가
60~70m
정도밖에는 안된다. 이 길만 통과하면 지하터널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지하터널이라고
해도, 어두컴컴하기는 여기도 마찬가지다. 휴전선 근처에 임시로 뚫어놓은 터널인지, 터널 안에는 전기 시설이 전혀 되어있지를 않다. 불빛이라고는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지하
갱도를 통과하는 길이나, 터널이나 캄캄하기는 마찬가지다.
터널을 보니 말이 터널이지, 여기도 지하에서 올라오는 갱도와 똑같이 생겼다.
터널의
넓이도 겨우 사람의 키를 넘길 정도이고, 좌우상하 모두 시꺼먼 흙덩이가 더덕더덕 뭉쳐있을 뿐, 터널 바닥이나 벽이나 천정부분에, 그 흔한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같은 것을
깐 곳은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갱도라고 해 보아야 자동차 한대도 다니지를 않는 길이다. 겨우 사람들만 특수 목적으로 지나다니기 위해서 임시로 뚫어놓은 길 일 뿐이다.
마치
두더지가 임시로 뚫어놓은 길처럼 보인다. 두더지가 아무렇게나 임시로 땅을 파 일구어서 뚫어놓은 길 같다. 어둑어둑하고, 침침하고, 컴컴할 뿐이다.
천정에서
작은 흙덩이가 우둑우둑 떨어져 내리는 기분이고, 벽에서도 작은 흙덩이들이 우둑우둑 떨어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다.
다만
지금 막 뚫어놓은 굴이라서, 곰팡이 냄새는 나지 않는다. 미끌미끌 곰팡이가 끼어있지는 않다. 지금 막 새로 뚫어놓은 길이라서 그렇다.
멀리
북쪽 입구 쪽을 바라보니,
와,
거기는 빛이 보인다. 빛이 보인다.
입구 쪽엔
햇볕이 사정없이 내려 쪼이고 있다. 이곳 어두컴컴한 곳에서 바라보니, 거기는 태양의 나라다. 태양의 나라다. 빛의 나라다. 하얗고 밝은 나라다. 희고 희고 흰 나라다.
하얀
태양빛이 어찌나 강하게 작렬해대는지, 터널의 입구가 마치 백열전구처럼 보인다. 아예 태양을 가져다가, 거기에다 매어달아 놓은 것 같다.
내려 쪼이는
태양빛을 몽땅 모아놓았는지, 이곳 칠흑같이 어두운 곳에 비하면, 터널 입구 쪽은 아예 태양의 나라다. 작은 개미새끼 한 마리까지 다 셀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밝게 생겼다.
거기에는
무엇 하나 감추어진 것이 없겠다. 세상없는 비밀이라도 무엇 하나 감추어지는 것이 없겠다.
보니
이 밝은 빛이 터널 안으로도 뚫고 들어온다. 터널 안을 비춰준다. 어둡고 컴컴한 터널 안을 비춰준다. 입구 쪽의 빛이 뚫고 들어오는 거리를 보니, 대략 40~50m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여기에서부터
북쪽 입구까지의 거리가, 불과 60~70m 정도밖에는 안되는 거리이니까, 이제 여기서부터는 어두움에 대한 걱정은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북쪽
터널 입구에서부터 비춰오는 빛이, 터널의 40~50m를 대낮처럼 밝혀 놓다보니, 이제 여기에서부터는 그래도, 조금 전의 지하갱도를 올라오던 것 보다는 밝아진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
어두움에 관한 걱정은 덜었다. 이제 캄캄한 세상은 다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부터는 밝고 환한 곳에서 남은 거리를 재면서, 편안하게 입구 쪽으로 빠져나갈 수가 있겠다.
무슨 뜻일까?
지난 일년여 동안, 우리는 어둡고 캄캄한 지하갱도를 힘들게 통과해 왔다. 남북한 전쟁이 있다는 계시를 믿고, 정말이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지하 갱도를 통과해 왔다.
칠흑 같은
어두운 갱도를 통과해 오다보니, 당장 눈앞에 전쟁이 놓여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며칠을 더 걸어야 전쟁이 있는지, 그 장소도 알지 못한 채, 장님처럼 지난 일년여를 걸어왔다.
이제
이 어두운 지하 갱도는 거의 다 끝이 났다. 앞으로 남은 갱도의 길이가 불과 20~30m 정도일 뿐이다. 이 길만 조금 참고 걸으면 터널에 도착하게 된다.
터널에
도착해보면, 거기에서는 입구에서부터 비춰오는 빛이 보인다.
다시 말해서 징조가 보인다. 전쟁의 징조가 뚜렷하게 보인다.
터널 입구
60~70m 지점에서부터 전쟁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해서, 한 발짝 한 발짝 닥아 갈 적마다, 전쟁의 징조가 점점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번
전쟁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그렇게 갑자기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은 주실 것 같다.
왜냐하면
터널 입구에서 비춰오는 빛이 조금씩, 조금씩 점차적으로 밝아오기 때문이다. 갑자기 태양빛이 쨘!~ 하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점차적으로 빛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웬만큼만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3~4개월 전부터는 전쟁의 징조를 보고,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이번
남북한 전쟁을 10월 중순이라고 볼 때,
남은 기간은 불과 5개월 정도 밖에는 안 된다.
5개월 정도
기간에 통과해야 할 남은 통로는, 지하갱도 20~30m, 터널 60~70m 정도 밖에 안 된다. 이것을 백분율로 계산한다면,
5개월 정도
남은 기간의 20~30/100 정도는, 흑암의 갱도를 통과하는 기간이고,
60~70/100의 기간은, 전쟁의 징조가 보이는 기간이 된다.
다시
계산해 보면,
남은 기간 5개월의 20~30/100= 약 1~2개월,
5개월의 60~70/100= 3~4개월 정도가 된다.
결국
앞으로 1~2개월 정도는 전쟁의 징조를 전혀 알 수 없는 기간이 되고, 1~2개월이 지나면, 나머지 3~4개월 정도는 전쟁의 징조를 알 수 있는 기간이 된다는 뜻이 된다.
휴!~
그만해도 다행이다.
3~4개월 정도 전부터만 징조를 보여주신대도,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도
믿음이 있는 사람이면, 충분히 산으로 피할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긍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