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대청소
2009. 5. 8일
교회당 대 청소를 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 청소를 한다.
처음에는
교회 현관유리만 닦는다. 교회 현관 좌우측에 붙박이식으로 붙어있는, 유리부분만 닦는다.
마른걸레로 대충 닦는다. 마른걸레로 보이는 부분만 대충 닦고 말 생각이다. 당장 보기 흉하니까, 보기 싫은 것만
대충 닦고 말 생각이다. 그런데 몇 번 쓱쓱 문지르다보니 욕심이 난다.
점점 곁에 있는 부분까지 손이 가게 된다. 끝이 없다. 점점 확산이 된다.
이제는
천정에 닿은 부분, 그러니까 둥글둥글 반원형으로 되어있는 꼭대기 부분까지 닦게 된다.
반원형의 꼭대기 부분은 키가 잘 닿지를 않아서 힘이 든다. 높아서 키가 잘 닿지를 않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든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김에, 억지로 팔을 쭉~뻗어서 천정에 닿아있는 유리 끝까지 닦아치운다. 팔이 아프다.
천정에 닿은 부분은 높아서 팔이 잘 닿지를 않다보니, 팔이 너무나 아프다.
이러다가
한번 삐끗할까 두렵다. 팔이 닿을 듯 말 듯 할 땐, 몸을 쭉 뻗어 올려서 최선을 다해 천정끝부분까지 싹싹 닦아치운다.
힘을
들여서 싹 싹 문질러 댄다. 현관 안쪽 부분이라서 그리 때가 많이 낀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껏 닦는다.
몇 번을
걸레로 문지르고 나니, 이제 거의 다 닦여진 것 같다. 그렇지만 개운치가 않다. 희끗희끗, 희끗희끗, 어떻게 보면 잘 닦여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걸레자욱만 남은 것 같다.
영 개운치가 않다.
그런데,
괜히 헛수고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정작 때가 낀 부분은 바깥 부분인데, 안쪽에서 아무리 깨끗이 닦아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른걸레로
대충 쓱쓱 몇 번 문지르고 말 생각이었지만, 막상 시작을 해놓고 보니 그게 아니다. 안 되겠다. 이왕 시작한 김에, 아예 양동이에 비눗물을 잔뜩 퍼와 가지고, 북북 문질러대야 되겠다.
아니다.
까짓것,
이왕 시작한 김에, 현관 유리만 닦을 것이 아니다. 이왕 시작 한 김에 현관 유리뿐만 아니라, 교회 유리란 유리는 있는 대로 다 닦아치워야 되겠다. 그렇게 하자. 다 닦자,
까짓것
교회 유리란 유리는 몽땅 다 닦아 치우자.
그런데,
가만있자, 이왕이면, 유리만 닦을 것이 아니라, 유리만 닦을 것이 아니라, 이왕 시작한 김에, 이왕 시작한 김에, 까짓것, 까짓것, 벽도,
벽도,
지붕도 다 닦아치우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 그렇게 하자.
다 닦자.
다 닦자. 대 청소를 하자. 이왕 시작한 김에, 본격적으로 청소도구란 청소도구는 있는 대로 다 가지고 와서, 대 청소를 하자. 대 청소를 하자. 아예 한 꺼풀 홀라당 벗겨놓자.
교회
안쪽이고, 바깥쪽이고, 야단법석을 떨어가면서 한차례 전쟁을 치러버리자.
일은 점점 확장되어간다.
몇 시간은 전쟁을 치룬 것 같다.
교회 유리창이고, 벽이고, 지붕이고, 할 것 없이 온통 비눗물천지를 만들어 놓았다.
강력세제를
듬뿍 풀어 넣은 비눗물로 범벅을 만들어 놓았다. 강력세제란 세제는 있는 대로 다 들어부었다.
일반
슈퍼마켓에 있는, 좋다는 강력세제라는 세제는 있는 대로 다 들어부었다. 또 청소도구 상회에 있는, 좋다는 강력세제는 있는 대로 다 들어부었다.
뿐만이 아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자동차 세차를 할 때 사용하는, 요즘 새로 나온 강력세제들까지 다 들어부었다. 아무리 때가 꼬질꼬질하게 찌들어 있어도, 한번 쓱~ 뿌려놓기만 하면,
걸레로
문지르지 않아도 저절로 녹슨 때가 스멀스멀하게 벗겨져 내리는, 강력세제들까지 잔뜩 들어부었다.
벽이고,
유리창이고, 지붕이고, 할 것 없이 온통 비눗물로 범벅을 만들어 놓았다.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기는 것처럼, 온통 비눗물 천지를 만들어 놓았다.
벽이고,
유리창이고, 지붕이고 할 것없이 온통 비눗물 천지를 만들어 놓아 버렸다.
그런데,
그런데,
이러다가 혹시 세제들을 너무나 많이 들어부어놓아서, 유리창과 벽이 통째로 녹아내리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비눗물이 너무나 독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가지고, 지붕이
통째로
녹아내리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녹슨 부위에 살짝 들어부어놓기만 해도, 저절로 스멀스멀 녹물이 녹아내리는 강력세제들로, 온통 범벅을 만들어 놓았으니, 누가 알 것인가,
유리창들과
벽이 통째로 녹아내리지나 않을지,
혹 교회 지붕이라도 통째로 녹아내린다면 큰일이 아닌가?
그냥
마른걸레로 현관유리나 몇 번 쓱쓱 문지르고 말걸 가지고, 괜히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 같다. 일을 너무 크게 벌린 것 같다.
걱정이 된다.
청소를 마치고
대략 점검을 할 때다. 교회 벽이고 유리창들이 잘들 닦여졌는지, 이곳저곳 구석구석까지 때가 말끔히 졌는지 확인을 할 때다.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붕의 청소상태를 점검할 때다.
“와!,
이게 뭐야!,
지붕이,
지붕이,”
교회 지붕이 팔십 노인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 아닌가,
찌글찌글, 시들시들, 쪼글쪼글, 거뭇거뭇,
와,
바짝 녹아버리고 말았다.
철제로 지붕을 씌워놓은 것이 모두 녹아버리고 말았다. 바짝 녹았다. 다 녹았다.
흐물흐물 한다. 찌글찌글, 거뭇거뭇, 쪼글쪼글. 건물이 팍 늙어버리고 말았다.
팍 늙었다.
건물이 아예 팔십 노인으로 팍 늙어버리고 말았다. 찌글찌글, 흐물흐물, 쪼글쪼글, 거뭇거뭇,
정말 보기 흉하다.
강력세제의 독성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가지고, 지붕을 통째로 녹여놓아 버리고 만 것이다.
지붕이고, 유리고, 벽이고 할 것 없이 다 녹았다. 홀라당 녹았다. 겨우 껍질만 살짝 남았다. 찌글찌글, 흐물흐물, 거뭇거뭇, 쪼글쪼글,
마치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력소나기를 며칠동안이나 억수로 쏟아부은 것 같다. 우박과 불을 동반한 소나기를, 3~4일 동안이나 강력하게 쏟아부은 것 같다. 3~4일이라고 느껴진다.
그렇게 느껴진다.
3~4일 정도 쏟아 부었다고 느껴진다.
각종
포라는 포는 있는 대로 다 동원하고, 미사일에다, 생화학무기, 핵무기까지 다 포함을 해가지고, 하늘에서 땅에서 3~4일 동안이나 억수로 퍼부어 댄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마른걸레질만 몇 번 쓱쓱 하고 말걸 그랬다. 후회가 된다. 후회가 된다. 후회가 막심하다. 이럴 생각이 아니었다. 처음엔 이럴 생각이 아니었다.
애당초
이렇게 까지 큰 전쟁으로 번질 줄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냥 마른걸레질만 한두 번 하고 말려고 했던 것인데,
쯧쯧,
후회가 된다. 후회가 된다. 후회가 막심하다.
고개를 좌우로 몇 번이고 흔들어 보지만, 이젠 소용이 없다. 실수다.
실수다.
이렇게 까지 전쟁이 크게 확산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아예 마른걸레질마저도 하지 않았어야 했다. 아예 마른걸레질마저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렇게 까지 일이 크게 확산이 될 일이었다면, 아예 마른걸레질마저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후회가 된다.
후회가 된다. 후회가 막심하다. 이렇게까지 일이 크게 벌어질 줄은 몰랐다. 이렇게 까지 일이 크게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무슨 뜻일까?
처음에는 소소한 사건이 터져가지고, 미국· 북한, 미국. 중국전쟁으로 확산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은 온 세계가 다 평온한 상태다. 미국도, 한국도, 북한도, 이스라엘도, 온 세계가 다 평온하고 조용한 상태다.
온 세계가 다 평온하고 안정되다보니, 다들 전쟁에 대해선 생각지도 않게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평온하고 안정된 때에, 전쟁은 작은일 하나에서부터 시작이 되어가지고, 상상도 못한 큰 전쟁으로 확전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