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2009. 4. 223일
흰눈이 하얗게 내렸다.
뒷산이다. 교회 뒷산이다.
교회 뒷산에 흰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대략 1~2cm 정도는 쌓인 것 같다.
1~2cm 정도 흰눈이 쌓이다보니, 작년에 말라버린 누런 낙엽도, 또 금년에 막 새싹이
파릇파릇하게
자라나는 푸른 풀들도 보이지를 않고, 온통 앞뒤 동산이 하얀 흰눈천지가 되어버린다.
“예수님,
이 흰눈이 내린 장면은 무엇을 뜻합니까?
혹시
흰눈내릴 때 남북한 전쟁’ 을 한다는 계시는 아니겠지요.”
무시해 버리고 다시 기도를 했다. 무시해 버렸다.
누가
무어라고 해도, 지금은 흰눈이 내릴 때는 아니기 때문이다. 까맣게 잊고 3~4시간이 지났을 때다.
또
흰눈이 하얗게 내린 장면이 보인다.
이번에는 전방 휴전선 어디쯤 되어 보이는 지점이다. 흰눈이 하얗게 쌓였다. 역시 1~2cm 정도는 쌓인 것 같다.
흰눈이
1~2cm 정도 쌓이다보니, 산 바닥이고 들판이고, 온 천지가 흰눈천지다. 작년에 말라버린 낙엽도, 금년에 벌써 한 자씩이나 자라난 푸른 풀들도, 일체 보이지를 않고,
온 산과
들판이 하얗게 쌓인 흰눈천지가 되어버리고 만다.
“예수님,
왜 또 흰눈은 보여주십니까?
혹
또 ‘흰눈내릴 때 남북한 전쟁’ 이란 계시를 전하라는 뜻은 아니겠지요?
금년이 아니고 돌아오는 내년 겨울이라면 몰라도요!?”
이상이 보인다.
이번에는 혁대가 보인다. 허리에 띠는 혁대가 보인다. 가죽혁대다. 요즈음 시장에서 싸구려로 많이 팔고 있는 중국산 혁대다.
허리에 띤
혁대가 좀 불편해서 끌러가지고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윽! 이게 뭐야!
혁대가, 파클 있는 부분이 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파클 있는 부위의 약 10cm 지점이 끊어지고 있다.
비록
중국산이라고 해도, 겉보기에는 넓이도 널찍하고, 겉가죽도 번들번들 하는 것이, 꾀 고가품처럼 생겼다. 그런데 몇 달도 사용하지 못하고 이상이 생긴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가운데 부분이 끊어지고 있는 중이다. 파클 10cm 부근에서 혁대가 끊어지고 있다.
혁대가 끊어지고 있기는 해도, 겉과 속이 한꺼번에 일자 모양으로 직선으로 끊어지지를 않고, 혁대의 겉 부분과 속 부분이 따로 따로 끊어지고 있다.
혁대의
겉 부분은 언제 끊어졌는지 이미 끊어진지 오래고, 이제 속까지 끊어지고 있는 중이다.
혁대가
워낙 겉보기에 번들번들하게 생겼기 때문에, 끊어진 부분이 표시가 나지를 않고 있었을 뿐이다. 벌써 끊어진지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워낙 겉 부분이 번들번들
예쁘게
생겼기 때문에, 끊어진 자욱이 보이지를 않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겉 부분은 끊어진지 벌써 오래다. 이제 속 부분마저 끊어지고 있는 중이다.
가만히 속 부분을 들여다보니,
와,
속 부분도 이미 너덜너덜 찢어진 종이조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걸레조각이 되어 버렸다. 본드로 붙이고 바늘로 꼬맨 부분들이 다 헤어진 체, 너덜너덜 종이조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니다.
아예 다 끊어져 버렸다. 다 끊어지고 이제 겨우 가느다란 실 두 세 가닥만 남았다. 약하고 약한 실 두 세 가닥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하얀 실
한 두 가닥뿐이다. 이까짓 하얀 실 한 두 가닥만 남은 혁대라면, 허리에 차고 힘 한번 불끈 주고나면, 뚝! 하고 당장에 끊어져 버리고 말겠다.
아니다.
뭐
허리에 띠고 욱! 하고 힘을 줄 필요도 없겠다. 그냥 허리에 띠고 파클을 채우기만 해도, 뚝! 하고 끊어지고 말 것만 같다. 아니면 아예 허리에 다시 띠려고 고리를 끼울 때,
툭 툭!
끊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초가 급하다.
초가 급하다. 당장 손에서 찌익! 하고 끊어질 것만 같다. 뭐 허리에 찰 필요도 없겠다. 당장 손에 잡고 있는 상태에서 찌익! 하고 끊어져 버릴 것만 같다. 초가 급하다.
초가 급하다.
“예수님,
이 끊어져가는 혁대가 무엇을 뜻합니까?
남북한 전쟁이, 이제 겨우 하얀 실 한 두 가닥만 남았다는 뜻입니까?
내년에
돌아오는 겨울이 아니라, 초가 급하다는 뜻입니까?
이상이 보인다.
당장 곪아터지고 있는 상처부위를 보여주신다. 손가락 부위이다. 집게손가락 부분의 가운데 마디쯤이다. 뚱뚱 부어있는 상태에서 시뻘겋게 라디칼 현상이 잃어나고 있다.
집게손가락의
가운에 마디부분이 시뻘겋게 뚱뚱 부은 상태에서, 노랗게 곪아터지고 있다. 초가 급하다. 당장 찌익! 하고, 고름이 툭! 터져 나오기 직전이다.
노랗게
불어터진 고름덩이가, 당장 툭! 하고 터져 나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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