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달력
2011. 1. 31일
<아침 7시에 받은 계시>
“아른아른!”
“깜박!”
“? ?? ?”
“어! 왜 달력에 글자가 없어!, 무슨 달력이 하얀 달력이야!”
“아니, 달력이라는게 위에는 멋진 그림이 들어있고, 그 아래는 새까만 글자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야 되는 건데, 왜 그런 게 없어, 그림도 글자도 아무것도 없이 하얀 달력이야, 그리고 단 일초도 안 되게 살짝 나타났다가 왜 급히 사라지는 거야!”
산으로 피난
“이쪽 방 총각들은 벌써 갔나!, 벌써 갔는가, 왜 이렇게 조용해 방이 !”
“삐걱!”
“갔네!, 간다더니 벌써 갔네, 방이 휑하니 텅텅 비었네, 윽! 사람이 안사니까 찬바람이 쌩쌩 부네, 방에서,”
“그럼, 안채는!, 안채에 사는 사람들도 간다더니!, 윽, 뭐야, 신발이 가득하게!, 아직 하나도 안 갔네!,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남들은 다들 떠났는데 뭘 하느라고 미적미적 움을 못 떠!, 아, 남들은 총각들도 다들 환난을 피해서 시골로 시골로, 산 속으로 산 속으로 다들 피해 들어갔는데, 뭘 하느라고 이제까지 미적거리기만 하고 있어, 이러다가 롯의 처같이 그대로 온 가족을 불에 집어 쳐 넣어도 좋단 말인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