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 대가리
2011. 1. 25일
<아침 7시에 받은 계시>
대가리가 어찌나 큰지 하늘과 땅에 닿는다.
죽어라고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아랫대가리가 땅에 닿고 윗대가리는 하늘에 닿을 정도다. 그리고 대가리 전체의 크기는 북한 땅덩이만 하게 생겼다. 북한 땅 전체가 녀석의 대가리이다. 몸통은 보지 않는다. 북한 땅덩이 전체가 녀석의 대가리이다 보니, 녀석의 몸통이 보일 리가 없다. 이렇게 못생긴 녀석이 휴전선 남쪽을 향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이빨을 앙크랗게 들어내고는, 마치 악어처럼 죽어라고 입을 딱 벌리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녀석이면서도 왜 그런지 대가리가 삐쩍 말랐다. 살덩이라고는 한 점도 없다. 뼈와 가죽뿐이다. 녀석이 어찌나 굶주렸는지, 남쪽 땅 같은 것쯤은 열개를 집어삼킨대도 간에 기별도 안 가게 생겼다.
“주르륵!,”
“똑 똑, 똑!”
아, 녹는다. 하이쿠야, 이제 결국 녹기시작 하는구나!, 그동안 꽝꽝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이 걱정 저 걱정 안하고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이제 드디어 녹기 시작하는구나!, 쯧 쯧!, 이제 녹기 시작했으니, 눈 깜짝할 사이에 이게 다 녹고 나면, 온 집이 물텅이가 되어가지고 와르르 무너져 내릴 거잖아!, 하이쿠야, 기어코 올게 오고 마는구나!,
“두 달 후라는 말과 연관이 있는 계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