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4개
2011. 1. 17일
<오후7시에 받은 계시>
물그릇에 잘 씻은 살구 4개가 담겨있다. 수돗가에서 깨끗하게 씻어온 살구 4개가 물그릇에 담겨서 현관 문 앞에 놓여있다. 살구가 아주 싱싱하고 물기가 많으면서도 굵게 생겨서, 새콤달콤한 것이 맛이 기가 막히게 생겼다.
“예수님, 이 환상이 무엇을 뜻합니까?,”
두루마리: 현관문 앞에 매어 달려있는 두루마리를 한 매듭 풀고는, 면도칼로 바짝 잘라버린다. 공중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화장지처럼 커다랗게 생긴 것인데, 이것은 화장지가 아니라 무언가 질긴 것이어서 손으로 잡아뜯어보다가 잘 안 되니까, 이내 면도칼을 가지고 와서 쓱싹쓱싹 두 번 만에 싹둑 잘라버린다.
구름: 하늘에 시꺼먼 구름이 동에서 서까지 쫙 끼어있어서, 하늘을 남과 북 둘로 갈라놓는다.
거위: 온 땅이 갑자기 발칵 뒤집힐 일이 벌어지자, 깜짝 놀란 거위들이, 기절을 하고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꽥 꽥 요란하게 소리들을 질러댄다.
우물
2011. 1. 17일
<새벽 6시에 받은 계시>
“? ? ? ”
“고려시대, 고려시대 때 건가!.”
“? ? ?!, 고려시대 때 것 같은데!,”
“육중하고, 웅장하고, 튼튼하고!, 그런데 바위를 깨트려서 만든 건가!, 아닌데, 바위를 판 것이 아니라 산의 뿌리를 판 것, 그런데 산이 통째로 바위덩어리이잖아, 맨 꼭대기에서부터 저 밑 보이지 않는 뿌리까지, 통 바위산, 이렇게 큰 산이?, 이렇게 큰 산이 통째로 바위덩이라고, 뿌리에서부터 맨 꼭대기까지가?, 그럼 태산만한 바위 덩이게, 아니, 아니, 태산이아니라, 가만있어봐, 이게 온 땅 만 한 바윗덩이잖아!,
온 땅 만 한 바윗덩이의 뿌리까지 파내려간 우물!, 그 깊이가 수백 수천, 또는 수천수만, 아니 어쩌면 끝이 없는 깊이일수도 있고!, 맞아, 여기는 이렇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깊고 넓어져서 마침내 맨 밑바닥은 바다에 다다른 우물!, 그럼 바닷물만한 우물이라고!, 통째로 바닷물 우물, 그렇다면 끝없는 우물!, 아예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우물, 어쩐지 수백 수천 년도 더된 듯 한 우물이더라니까!,
웅장하고, 튼튼하고, 우직하고, 무겁고, 장엄하고, 그러면서 고품격이고, 또 고풍이 넘쳐나고, 그리고 무언가 약용!, 약으로 썼으면 좋을 듯 한 우물, 가령 문둥병자 같은 환자들에게 뿌려서 문둥병을 깨끗이 고쳐 낸다거나, 또는 몇 천 년씩 된 시체들에게 뿌려서 죽은 자들을 살려내는데 사용하는 약용우물!, 영생 수 우물, 생명수 우물, 앞으로도 영원히 마르지 않고 영원토록 솟아날 우물!,
그런데 이 기가 막힌 우물이 왜 이 새벽에 보이는 걸까, 이번 전쟁이 이렇게 효험이 있는 약효전쟁이란 뜻일까!,
소포
2011. 1. 17일
<오후 2시에 받은 계시>
“^^ ^^ ^ ”
“히야!, 소포잖아!”
“뭐야!, 뭔데 이렇게 많이 왔어!”
“뭐가 이렇게 박스로 보내왔어!, 이 큰 박스에 들어있는 건 분명히 김친데,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꾸러미들은 또 뭐야!, 뭔데 이렇게 많이 보내왔어!, 히야 기가 막히네!, 히야, 이거 가슴이 두근거려서 영 뜯어볼 수가 있나!, 뭔가 내 궁핍함을 아시고 늘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감동을 받은 사람이 보내온 건데!, 와, 이렇게만 때를 따라서 채워주신다면야, 전쟁 까짓것 뭘 겁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