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2장
2010. 12. 26일
<새벽 5시에 받은 계시>
“불이 아직 덜 꺼졌네.
“이쪽에 있는 것도 두 서너 구멍이 살짝 불기가 남아있고, 그리고 그 곁에 있는 것도 역시, 아직 연분홍빛 불빛이 살짝 남아있네,”
방금 갈아놓은 연탄재 두 장이 연탄 바게츠에 나란히 담겨있는데, 보니 두 장이 한 바께츠에 나란히 담겨있는 모습이, 마치 남북한 지도처럼 보인다. 이제 막 갈아놓은 연탄재라서, 연분홍 불빛이 두서너 구멍씩 살짝 남아있기는 하지만, 하얗게 타버린 연탄재가 추위에 싸느랗게 식어가고 있는 모습이, 좀 보기에 안 좋다. 마지막 죽어가는 생명이 깜박깜박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영 보기에 안 좋다.
“아버지!~,”
초상집 상주의 입에서 나오는 탄식소리,
30대 후반의 여자 상주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어찌할 바를 모른 체, 자기도 모르게 엉겁결이 속에서 튀어나온 소리, 하루 종일 너무나 많이 울었기 때문에, 이제 울 기력은 없고 그냥 방안에서 친지들과 장례준비를 하는 중에, 자기도 몰래 엉겁결에 입에서 튀어나온 탄식소리,
이 집 뿐만이 아니다. 이런 비극을 당한집이 비단 이 한집뿐만이 아니다. 다다. 다다. 서울이고, 인천이고, 경기도고, 할 것 없이 온 땅이 다 통째로 초상집이 되어있는 판에, 집집마다 어느 집이고 이런 상태가 아닌 집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