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2010. 11. 27일
<아침 7시에 받은 계시>
“쉬~익! 쉬~익!,”
“앗 추워!, 에엣 취!”
아!, 이러다 감기 걸리겠다. 쉬~익! 쉭~!, 찬바람이 하얀 낙엽사이를 사정없이 덮치고 지나간다. 쉭~! 쉭~!, 작은 검불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수색을 하며 지나간다. 대략 북북동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인데, 이상하게도 이 바람이 공중에서불지를 않고 땅을 핥으며 지나간다. 마치 군인들이 우르르 총을 메고 몰려들어서 작은 낙엽하나씩을 일일이 수색을 하며 지나가듯 한다. 낙엽과 낙엽사이, 하얗게 말라비틀어진 갈대와 갈대사이, 그리고 납달 막한 소나무와 소나무사이를 빈틈없이 비집고 지나간다. 쉬익~! 쉭~! 매서운 칼바람이 너무나 위협적이다. 이 추운 겨울 산을 아예 한 겹 홀라당 벗기다시피 한다. 하얗게 말라비틀어진 작은 풀잎 사이사이를, 그리고 한 길이나 되다시피 한 하얀 갈대 사이사이를, 그리고 하얗게 말라죽은 풀잎 사이사이에 겨우 안착을 한 가랑잎과 가랑잎사이를, 샅샅이 뒤지며 지나간다. 낙엽들뿐이 아니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낙엽을 날릴 뿐 아니라, 아예 산기슭에 작은 흙먼지하나까지 모조리 핥으며 지나간다. 마치 하늘만한 빗자루로 산을 휩쓸며 지나가듯 한다.
아직 땅에 떨어지지를 않고 참나무에 착 달라붙어있는 하얀 가랑잎들이 바스락 바스락 요란하게 흔들리며 아우성들을 치고, 이제 겨우 땅바닥에 자리를 잡은 낙엽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바스락거려 대지만, 차가운 겨울바람이 그칠 줄을 모른다. 참 신기하다.
“웬 바람이 이렇게 땅을 헤집고 지나 가냐, 바람이란 것이 높은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것이지, 어째서 땅을 핥으며 지나 가냐, 그것도 하필이면 이 추운 겨울에!,”
※ 바람: 전쟁 계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