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불
2010. 9. 4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어떻게 된 것이,
분명히 집에 불이 붙은 것은 보았는데, 정작 시뻘건 불길은 보이지를 않고, 눈 깜작할 사이에 하얀 재가 되어버리고 말까,
지붕이고, 시멘트 콘크리트 벽은 물론, 심지어 대리석으로 된 대문까지, 눈 깜작할 사이에 하얗게 다 타버리고, 어느새 푸석푸석한 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왜 불길의 색깔이 붉은 색이 아니고 하얀 색일까, 어디서 우라늄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오전 9시에 받은 계시>
“주여!~”
“주여!~”
간이 찢어지는 듯한, 통곡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계란을 세워놓고 쓱싹쓱싹! 톱으로 잘 켜니, 계란이 길이로 절반이 딱 잘라진다. 이어서 하얀 흰자위를 들어내는 계란을, 좌우로 잘 펼쳐놓으니, 수줍은 듯 하얀 계란이 속살을 들어낸다.
그런데,
계란이 왜?
계란이 왜 노른자위는 없고, 흰자위만 하얗게 남아 있냐. 계란이 흰자위만 있는 계란이 어디 있냐.
어디선가 들려오는 찬송소리,
“온 세상의 나라 이 땅에, 곧 오겠네, 오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