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일
2010. 8. 28일
<오후 8시에 받은 계시>
“하나, 둘, 셋, 넷,”
“대접 4개는 깨끗이 씻어서 잘 포개 놓았고, 나머지 커다란 접시 한 개만 더 씻으면 되는가!,”
그런데 아직 씻지 않은 것이 큰 접시 한 개 인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한 개인지, 두 개인지 잘 모르겠네, 씽그대 비눗물 속에 담가져 있으니 알 수가 있어야지!,
“사람의 발바닥!,”
“어디가 아픈가, 어디가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어디가 아프다면 하얀 붕대로 감을 것이지, 왜 푸르스름한 천으로 발바닥과 발 등을 감아 놓았을까, 마치 미라처럼 발가락만 남겨놓고 발등과 발바닥을 감싸놓은 이유가 무얼까!,
오른쪽 발바닥만 눈앞에 나타나는데, 발등을 시퍼런 천으로 감싸놓았기 때문에, 눈앞에 동글동글한 발가락 5개만 선명하게 나타나 보인다.
녀석 꿈틀하고 몸을 뒤트는데 보니, 녀석 크기가 어찌나 큰지 대가리부분만 해도 평양 시내를 뒤덮고도 남는데, 녀석이 몸통만 큰 것이 아니라, 그 이빨에 어마어마하게 독한 독이 어찌나 많이 들어있는지, 덥석 덥석 한번 물을 적마다 백, 천 명씩만 물어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 한입에 몇 백만, 몇 천만 명씩 물어죽이니.......,
“꼬끼오!, 하고 수탉이 정오를 알리자, 그를 신호로 개장에서 사냥개가 부스스 잠을 깨고 일어난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밖으로 부스스 기어 나오는 모습이, 왠지 녀석, 주는 것 없이 미워 보인다. 밉고, 미련해보이고, 궤휼에 능하고, 그리고 왠지 황제자격이 안되어 보이는, 좀 모자란 녀석이다.
그런데다 또 녀석,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인데 누굴까, 미련하고, 뚱뚱하고, 괴팍하고, 인정머리가 없는 무식해빠진 녀석이!,
아, 맞다. 그 녀석이다. 정확하게 그 녀석이다.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 맞다 그녀석이다. 그런데 녀석이 무얼 할려고 이 어려운 때에 부스스 잠이 깨어나는 걸까,
망할 녀석, 이 어려운 때에 일어나가지고, 온 땅을 어떻게 뒤집어 엎어놓을 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