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
2010. 8. 14일
<밤 10시에 받은 계시>
“무엇으로 이렇게 깨끗하게 태웠냐.”
“그 젖은 쓰레기들을 어떻게 해서 이렇게 깨끗하게 태워버렸냐, 신기하네, 소나기를 맞아서 푹 젖은 쓰레기들을 무슨 재주로 이렇게 깨끗하게 태워 버렸냐.”
참 신기하다. 오늘은 소각장 안에 들어있는 쓰레기들이 젖은 쓰레기가 많아서, 쓰레기를 태우기가 보통고역이 아닌데, 어떻게 된 것이 그 젖은 쓰레기들을 깨끗하게 태워 놓았다. 뿐만 아니라 소각장 밖에 쏟아놓은 쓰레기들까지 깔끔하게 태워 놓았다.
소각장 밖에 쏟아놓은 쓰레기들은, 하루 종일 비를 맞았기 때문에 불에 탈수가 없는 것들인데도, 어떻게 된 것인지 그 젖은 쓰레기들까지 깔끔하게 태워 놓았다. 특히 오늘은 소각장 안이 일찌감치 꽉 차버렸기 때문에, 소각장 밖에다 부어놓은 쓰레기들이, 소각장 안에 있는 것보다 두 배는 더 많았는데도, 그 많은 쓰레기들까지 깔끔하게 태워놓았다.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비에 젖은 쓰레기들까지 깔끔하게 태워놓았으니, 기분이 상쾌해야 될 텐데, 그런데,
“무얼까!, 이 고약한 냄새가!, 마치 쓰레기장에 유황을 잔뜩 끼어 얹어놓은 것 같은,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냄새가!,”
“흡, 흡!,”
“잠깐, 이 고약한 냄새가, 이 코를 찌르는 매캐하면서도 기분 나쁜 냄새가, 그리고 이상하게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냄새가!, 이게!,”
“맞는데!, 맞는데 유황냄새!, 유황을 확 끼어 얹어놓고 소각장 안은 물론, 소각장 밖에까지 확! 쓸어버렸다니까!,”
“윽! 유황을 확 들어부었다고!? 아니, 쓰레기를 태우자고 유황을!,”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