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10. 7. 27일
<오후 10시에 받은 계시>
“칼이 딸려오는 거야?”
“왜 칼이 딸려오는 걸까, 이상하네, 그릇에 자석이 달린 것도 아닌데, 왜 그릇을 들쳐 올리는데 식칼이 딸려 올라올까, 그것도 생김새가 사람을 눕혀놓고 심장을 팍! 찔러서, 끈적끈적한 피가 푹푹 솟아오르게 하기에 적합한 칼이!
“아니, 된장이잖아!”
“아닌데,”
“ ? ? ?^^ ”
“어째서 고추장 병에 된장이! 어째서 고추장 병에 된장이, 그것도 바닥에 쫙 깔리게!”
이상하다. 고추장 병을 확 추켜올려서 뚜껑을 팍! 열었을 때다. 요리시합에 나온 선수처럼, 바람 같은 속도로 고추장병을 확 낚아채 올려서, 급히 뚜껑을 팍! 열었을 때다.
열려진 고추장 병을 보니,
이게 웬 일일까, 고추장은 보이지 않고 바닥에 쫙 깔리게 조금 남은 것이 된장이 아닌가, 그것도 한쪽 편은 비었고 초승달처럼 한쪽에만 조금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에게, 이 까짓것 찌개에 한 스푼씩 넣어먹는다면, 도대체 두서너 번을 먹을까, 너더댓 변은 먹을까,”
“예수님!,”
“이 환상의 키포인트가 무엇입니까, 바닥에 쫙 깔린 된장입니까, 만약 바닥에 깔린 된장이 키포인트라면, 이게 앞으로 며칠 먹을 양입니까, 4~5스푼은 될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한 두 스푼 밖에 안 되는 것 같기도 한데, 이것을 날짜로 계산한다면 며칠에 해당합니까?”
방문 앞에 벗어놓은 고무신 한 켤레, 급히 벗어놓느라 헝클어져 있는 고무신 한 켤레,
“예수님!,”
“다시 가르쳐 주십시오. 고무신 한 켤레라면 한 켤레니까 하루란 말입니까, 이틀이란 말입니까?,”
또다시 보이는 고급 슬리퍼 한 켤레,
“예수님!.”
“똑같은 환상이 아닙니까, 하룬지 이틀인지를 좀 자세하게 가르쳐 달라니까요.”
기다란 각목 하나, 시꺼멓게 썩어가는 기다란 각목 하나. 어른들 팔뚝 굻기의 사람의 키를 넘길 듯 말듯 한 기다란 각목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