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기 직전
2010. 7. 5일
<오전 9시에 받은 계시>
“밥물이 좀 작은데!?”
좀 작다. 지금 만큼만 더 부으면 적당하겠다. 또 다시 밥솥을 살짝 한쪽으로 기울여서 물의 양을 보여주신다. 마찬가지다. 밥물이 좀 작다. 아무래도 지금만큼만 더 부어야 밥이 제대로 되겠다.
그렇지만 그냥 내버려 둔다. 물을 더 붙지를 않고 그냥 전기를 꽂아둔 체 취사가 되도록 그대로 둔다.
그러지 않아도 지금까지 취사 쪽으로 놓아두었던 것이라서, 지금 막 밥이 끓으려고 하는 참인데, 물을 더 붓지 않고 밥이 되도록 그냥 둔다면, 몇 분도 되기 전에 당장 부르르 끓게 생겼다.
나팔꽃이 눈앞에 까지 다가와 있다. 담 밑에 심어놓은 나팔꽃이 빨랫줄을 타고 어느덧 내가 기도하고 있는 자리까지 줄기를 뻗어 나왔다. 이렇게 빨리 자란다면, 며칠 안에 내 눈앞에 까지 뻗어오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