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제비 사냥
2010. 5. 19일
<오전 6시에 받은 계시>
“히야!, 요게, 요게!,”
“요게, 요게! 겁도 없이,”
모든 털을 앞으로 쭈뼛 세우고, 목을 움츠린 체 껑충, 껑충, 두 세 발자욱을 뛰기 전에 따라잡아 치운다.
“요런 것쯤이야!,”
뭐 두 세 발자욱도 뛸 필요 없다. 사냥개가 앞으로 지나가는 족제비를 발견하자마자, 모든 털을 앞으로 쭈뼛하게 세우고는, 온 몸에 독을 뿌리며 족제비를 따르자, 까짓것 두 세 발자욱도 뛰기 전에 따라잡아 치운다. 까짓것 요까짓 사냥감쯤이야 뭐 식은 죽 먹기다.
“녀석 겁도 없이 말이야, 녀석 겁도 없이!,”
때가 찼다(2)
2010. 5. 18일
<오후 6시에 받은 계시>
라면을 한 젓가락 덥석 입에 문다.
앗! 뜨겁다. 그렇지만 뱃속 깊은 데서부터 어찌나 급히 재촉을 하는지, 뜨겁다는 것을 느낄 여유가 없다. 앞 이빨로 꽉 문 라면을 삼키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 뜨거운 라면을 물고 있기도 좀 그렇다.
바깥 사정도 모르고 뱃속에서는 성화다. 왜 라면을 입에 물었으면, 까짓것 몇 번 우물우물 할 것도 없이 빨리 삼키지 않느냐고, 재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찌나 배가 고팠는지, 라면을 한입 물고 있는 몸이 사르르 떨린다. 까짓것 젓가락으로 몇 번 집어 올릴 것도 없이, 냄비 채 통째로 뱃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 만 같다.
수돗가다.
어찌나 급한지 뭐 상을 차릴 여유가 없다. 뭐 땅바닥에 어디 앉고 말고 할 시간이 없다. 그냥 냄비 채 달랑 들고 서서, 얼굴을 냄비 속으로 쳐 박은 체, 라면 한 그릇을 한 입에 다 먹어치울 판이다. 너무나 급하다. 김치 같은 것은 어디 있느냐고 그런 것은 물을 시간이 없다.
너무나 급하다. 당장 북에서부터 꽝! 꽝! 하고 총성이 울려올 판인데,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어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