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치기
2010. 5. 9일
<오후 5시에 받은 계시>
높은 사다리를 세워놓고,
그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가지치기를 한다. 햇볕에 얼굴이 타지 않게 커다란 모자를 덮어쓰고, 높은 사다리위에 올라가서 가지치기를 한다. 사과나무 이쪽 편에 한 사람, 그리고 저쪽 편에 한사람, 이렇게 짝을 이루어서 이쪽저쪽에서 각각 가지치기를 한다.
가지가 너무 많은 것은 전지가위로 재깍재깍 잘라버리고, 가지가 너무 휘어있는 것은 끈으로 기둥에 잘 매어주고, 그리고 꽃이 너무 많이 열려있는 것은 적당히 따 준다.
햇볕이 워낙 따갑기 때문에 얼굴까지 푹 덮이는 하얀 모자를 덮어쓰고, 사다리 위에서 서커스를 하는 모습이, 멀리서 보기에 마치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는 것처럼 보인다.
재깍 째깍 잘려나가는 나뭇가지들, 인정사정없이 똑똑 따치우는 하얀 꽃들, 쯧 쯧! 아깝다. 아깝다. 아마도 2/3는 따 치우는 것 같다. 쯧 쯧!, 모두가 기가 막히게 맛있는 사과들이 될 수 있는 꽃들인데!
“이 온 땅에서 2/3는 멸절하고, 1/3은 거기 남으리니 내가 그 1/3을 불 가운데 던져, 은 같이 연단하며 금 같이 시험할 것이라.”슥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