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
2010. 5. 7일
<오전 11시에 받은 계시>
깊이 판다.
어마어마하게 깊이 판다. 아마도 맨 아랫부분은 두어 길도 더 될 것 같다.
와!, 이렇게 깊은 도랑은 처음 본다.
작년에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인삼들이 잘 자라지를 못했다. 인삼이라는 것이 배수가 잘 되어야, 뽀송뽀송한 곳에서 붉고 향기롭게 잘 자라는 법이다. 작은 동산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가장 자리로 돌아가며 도랑을 깊이 파 주어야 배수가 잘 된다.
맨 위에서부터 밭 아랫부분까지, 사방 빙 돌아가면서 도랑을 깊이 파준다. 밭고랑에 있는 물기가 잘 빠지도록, 철저하게 배수시설을 갖춰준다.
도랑을 어찌나 깊고 튼튼하게 파 놓았는지, 산비탈 맨 아랫부분은 도랑의 깊이가 두어 길도 더 되는 것 같다. 더군다나 토양 속에 검은 낙엽 썩은 퇴비가 어찌나 많이 섞여 있는지, 이건 밭이 아니라 거름더미를 연상케 한다. 이건 밭이 아니라 거름 더미다. 밭이 아니라 아예 퇴비 더미다. 벌써 인삼밭에서 인삼특유의 상큼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온 동산을 삼키는 것 같다.
“포도원이 있음이여, 심히 기름진 산에 로다.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사5:2
무슨 뜻일까?
이번 환난은 성도를 양육하기 위한 사랑의 징계이다. 다 썩어가는 인삼들을 치료하기위해서, 도랑을 깊이 파는 사랑의 징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