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개
2010. 3. 15일
<오후 7시에 받은 계시>
“나이프가 3자루라면, 그저께 보여주신 핵 3덩이와 연관이 있는 건가!, 파랗게 날선 칼 3자루라면 그것밖에 더 있을라고.”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과일 깎는 칼 3자루가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이렇게 예리한 칼로 도려내듯이, 핵 3덩이를 던져서 땅을 확 뒤집어 엎어놓겠다는 뜻이 분명한 것 같다.
“어! 어! 저 녀석이 언제 빠져나갔어!, 그렇게 튼튼하게 잘 매어놓았는데 언제 또 빠져나갔어!, 아 참, 그 녀석 진돗개 아니랄까봐, 녀석 또 어떻게 빠져나갔을까, 그렇게 고삐를 단단히 매어놓았는데, 어디를 또 풀고 다라 난거야?”
“큰 강 유브라데에 결박한 네 천사를 놓아주라 하매, 네 천사가 놓였으니, 그들은 그 년 월 일 시에 이르러 사람 삼분의 일을 죽이기로 예비한 자들이더라.” 계9:14
녀석이
갑자기 몸을 날려서 웅덩이로 푸다닥! 뛰어 들어간다. 푸다닥! 웅덩이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물속을 샅샅이 뒤지기를 시작한다. 녀석 한 길 정도나 되는 물속을 헤엄치기를 물고기보다 더 날쌔게 파닥여 댄다. 아래에서 위쪽으로 위에서 아래쪽으로, 물고기보다도 더 날쌔게 파닥이면서 웅덩이 속을 샅샅이 뒤진다.
앞쪽에서 뒤쪽까지 쭉 바닥을 훑어서 작은 붕어새끼 한 마리까지 모조리 잡아 치우고, 또 뒤쪽에서 앞쪽으로 내려오면서 바닥을 쭉 훑어서 작은 붕어새끼 한 마리까지 모조리 잡아치운다. 그리고 그다음, 또 그다음, 이렇게 이쪽 끝에서부터 저쪽 끝까지를 모조리 다 뒤진다. 한 치도 빼놓지 않고 차례로 모조리 다 뒤진다. 웅덩이 속을 샅샅이 뒤져서 작은 물고기 한 마리 남기지 않고 싹 훑어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서서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잡는다. 방향을 바꾸어서 이번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훑어나가기 시작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는 오른쪽에서 다시 왼쪽으로, 그리고 그 다음 또 그 다음 이렇게 이쪽 끝에서부터 저쪽 끝까지를 모조리 다시 한번 쭉! 훑어 내린다. 모조리 차례차례 다 훑어 내린다. 한 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다 훑어 내린다. 작은 물고기 새끼 한 마리 남기지를 않고 아예 씨를 말린다. 씨를 말린다. 아예 쑥밭을 만들어 놓는다. 아예 황폐화 시켜놓고 만다.
웅덩이는 완전히 황폐해저 버리고 만다. 아예 시뻘겋게 죽은 웅덩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시뻘건 뻘이 되어버리고 만다.
얼만가를 웅덩이를 샅샅이 뒤져서 작은 물고기 새끼 한 마리 남기지 않고 모조리 잡아치우고는, 그제야 뭍으로 올라온다. 완전히 황폐화 시켜놓고야 뭍으로 올라온다.
그런데,
녀석이 웅덩이에서 막 뭍으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이상하다. 변했다. 정상이 아니다. 눈이, 눈이 정상이 아니다. 파랗다. 눈이, 눈이 파랗게 광기를 토해낸다. 파랗게 광기를 토해낸다.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뒤집어 까고는, 파랗게 광기를 토해내고 있다. 와!, 소름이 끼친다. 소름이 쫙 끼친다. 평상시보다 두 배나 눈을 동그랗게 뒤집어 까고는, 파란 불빛을 토해내는 것이, 척 보기에 보통으로 두렵게 생긴 것이 아니다. 처음 본다. 녀석의 눈이 이렇게 파란색으로 변한 것은 처음 본다. 푸르스름한 것이 아예 눈썹까지 파란색으로 변하고 말았다. 눈알뿐만 아니라 아예 온 눈두덩이 까지 통째로 푸른색으로 변하고 말았다. 미쳤다. 녀석이 완전히 미쳐 버렸다. 반들반들한 눈알에서 파란 독기를 어마어마하게 토해내는 것이, 미쳐도 보통으로 크게 미친 것이 아니다. 단단히 미쳤다. 미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눈에서 살기가 뚝뚝 떨어져 내린다. 파랗게 살기가 뚝뚝 떨어져 내린다. 뿐만이 아니다. 녀석이 눈을 깜박이지를 않는다. 깜박이지를 않는다. 파랗게 살기가 뚝뚝 떨어져 내리기만 할뿐, 좀처럼 눈을 깜박이지를 않는다. 시퍼런 눈동자를 깜박이지를 않고 무언가 미친 듯이 응시하기만 한다. 녀석이 아주 확 미쳤다. 확 미쳤다. 제 정신이 아니다. 완전히 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두렵다!
두렵다!, 녀석이 무슨 짓을 벌일는지 모르겠다. 제 정신을 잃은 녀석이,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는지를 모르겠다. 닥치는 대로 다 두들겨 부시고, 잡아 뭉개고, 발로 밟아 찢고, 이빨로 물어 헤치고,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대로 뒤집어 엎어놓을 것만 같다. 무엇이든 녀석한테 걸렸다간 뼈도 못 추리게 생겼다. 녀석한테 걸렸다간 뼈도 못 추리게 생겼다. APT든, 빌딩이든, 주택 단지든, 길게 꼬리를 늘어뜨린 자동차 행렬이든,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밟아 부시고, 무너뜨리고, 잡아 찢고, 불로 아주 바짝 태워버리고야 말게 생겼다. 온 땅을 아예 벌거벗겨서 그 살을 아주 먹고, 그리고 불로 바짝 태워버리고야 말게 생겼다.
“네가 본바 이 열 뿔과 짐승이 음녀를 미워하여,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리라.” 계17:16
“무슨 뜻일까?”
“이 미친 녀석이 핵 3덩이를 던져서, 아예 땅을 확 뒤집어 놓을 녀석인데!, 갑자기 고삐가 풀린 체, 확 미쳐버리는 이 녀석이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