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덩이
2010. 3. 14일
<밤 10시에 받은 계시>
“아, 손에 다 묻겠다!”
비닐봉지에 묻어있는 된장이 손에 묻는다. 조심해야 되겠다.
우선 한 사발 수북하게 싸 놓은 비닐봉지를 잘 헤쳐서, 찌개냄비에 툭! 떨어뜨려 넣는다. 됐다. 한 사발 수북이 뭉쳐진 된장이 찌개냄비로 툭! 떨어져 내린다. 마치 원자 폭탄 한 덩이를 땅으로 떨어뜨려 내리는 기분이다.
한 덩이는 됐고,
또 한 덩이마저 넣자, 비닐봉지로 잘 싸 놓은 것을 잘 풀어서, 마저 또 한 덩이 냄비 안에 툭! 떨어뜨려 넣는다. 됐다. 두 덩이 다 떨어뜨려 넣었다. 찌개냄비로 두 덩이 다 넣었다. 이제 끓이기만 하면 되겠다.
무슨 뜻일까?
왜 된장을 두 사발씩이나 넣을까, 한 사람이 한 끼 먹을 찌개인데, 왜 된장을 두 사발씩이나 집어넣을까!, 분명히 일인분 찌개다. 한 끼분 찌개다. 한 사람이 한 끼 먹을 찌개다. 그래서 일인분 찌개냄비에 물도 한 사발 밖에 안 잡았다. 그런데 물 한 사발에, 된장은 두 사발을 넣는 이유가 무얼까?
이걸 한 사람이 한 끼에 어떻게 다 먹을 수 있는가, 한 끼에 된장 두 사발을 먹어치우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된장 두 사발은 고사하고, 두 스푼도 너무 많지 않은가?,
보통 찌개를 끓일 때는 찌개냄비에 반 스푼 정도 넣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반 스푼이 아니라 두 사발이라니!, 이걸 먹으라는 걸까, 먹고 죽으라는 걸까, 이 짜고 독한 걸 다 먹고, 그 자리에서 캭! 죽으라는 걸까!,
“무언가
지독하게 짜고 독한 사건 두 가지가 한꺼번에 터질 모양인데!, 무언가 원자폭탄 같은 사건 두 가지가 한꺼번에 터질 모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