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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재림

흰눈내릴 때(7)

 

 

 

 

                       흰눈내릴 때(7)

                                                                                  2010. 1. 12일

                                                                         <오후7에 받은 계시>

 

 

 

   새빨갛게 열렸다. 나뭇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빼곡하게 열렸다.

   사택 밭머리에 있는 감나무다. 홍시가 찢어지게 많이 열렸다. 홍시가 어찌나 많이 열렸는지 아예 새빨갛다. 나무 전체가 새빨갛다. 나무전체가 아예 통째로 새빨간 꽃이 핀 것 같다.

   감나무의 크기가 적어도 서너너덧 길은 될 성싶다. 서너너덧 길이나 되는 커다란 나무에 홍시가 새빨갛게 열렸다. 가지가 휙휙 휘어질 정도로 빼곡하다. 서너너덧 길이나 되는 높은 감나무에, 새빨간 홍시가 어찌나 많이 열렸는지, 마치 멀리서 보기에 나무전체가 새빨간 꽃이 핀 것 같다. 나무전체가 새빨간 홍시 꽃이 피어있는 것 같다. 그 큰 가지들마다 새빨간 홍시가 빼곡하게 매어달리지 않은 가지가 없다. 어쩌면 홍시가 이렇게도 많이 열렸는지 모르겠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또 신기한 것은,

   어째서 홍시가 떨어지지를 않고 이제까지 매어달려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신기하다. 이럴 수가 없다. 감나무 한 그루에 홍시가 이렇게까지 빼곡하게 매어달려 있을 수가 없다. 보통 감나무들은 이정도 홍시가 되면, 열매의 절반이나 다 떨어져 버리고 만다. 다 떨어져버리고 홍시 대 여섯 개가 겨우 남아있어야 정상이다.

   홍시는 워낙 물렁하고 물기가 많아서, 감이 조금만 익어도 금세 나무에서 떨어져 버리고 만다. 새빨간 홍시가 아직 다 되기도 전에, 대개의 감들은 미리 떨어져 버리고 만다. 그리고 맨 나중까지 나무에 대롱대롱 매어달려 있는 것은, 겨우 대여섯 개, 또는 십여 개가 될까 말까다.

   그런데,

   이 감나무는 아니다. 감이 익을 대로 가지 끈 익어서 새빨간 홍시가 다 되었는데도, 하나도 떨어지지를 않았다. 가지가 휙 휙 휠 정도로 빼곡하게 열린 감들이, 새빨간 홍시가 다 되었는데도, 한개도 떨어지지를 않았다. 한개도 떨어지지를 않고 모두 대롱대롱 매어달려 있다. 그 많은 홍시들이 익을 대로 새빨갛게 다 익었는데도, 한개도 떨어지지를 않고 모조리 다 대롱대롱 매어달려 있다.

   뿐만이 아니다.

   감이 다 익을 대로 익어서 새빨간 홍시들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새빨간 홍시들마저 너무나 익어서, 이제 막 빼들빼들 말라비틀어진 곶감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있다. 홍시들이 너무나 새빨갛게 익다 못해, 빼들빼들 말라비틀어진 곶감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런데도 그 큰 나무에 빼곡하게 열린 홍시들이, 한 개도 떨어지지를 않고 대롱대롱 매어달려 있다.

  “요즘 시골에 사람이 워낙 귀하다보니까, 미처 손쓸 여력이 없었는가!?”

안 되겠다.

   누구고 할 것 없이 어서 서둘러서, 이 물러터진 감부터 따치워야 되겠다. 물렁물렁하게 물러터진 홍시부터 따 치워야 되겠다. 이대로 조금만 더 두었다간 한 개도 거두지 못하고 몽땅 다 썩혀버리고 말겠다. 급하다. 속히 손을 써야 된다. 만사를 제쳐놓고 홍시부터 따치워야 된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올 스톱!, 무조건 올 스톱!, 홍시부터 딸 것!, 홍시부터 딸 것!, 지금 당장 딸 것!, 단 하루도 지체하지 말고 홍시부터 따치울 것!,”

 

  “예수님, 이 홍시가 무엇을 뜻합니까?”

“마지막 알곡추수를 상징합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진노의 가라지추수를 상징합니까?”

   가라지가 보인다.

   양의 가죽을 살짝 뒤집어쓴, 염소가 보인다.

   화목이 보인다. 화덕에서 활활 타오르는 바짝 마른 나뭇가지 단이 보인다.

심판이다.

   남북한 전쟁이 급하다는 뜻이다. 급한 정도가 아니라 늦었다는 뜻이다.

 

   다시 두어 시간쯤 기도를 했다. 또 이상이 보인다. 이번에는 흰눈이 쌓인 뒷산 골짜기가 보인다.

   골짜기에 눈이 가득 쌓여있다. 눈이 아주 많이 쌓였다. 길도 없는 골짜기를 누가 무엇 하러 헤집고 다녔는지, 사람의 발자국이 나 있다. 발자국의 깊이가 한 자 쯤은 되어 보인다. 꾀 많이 쌓인 눈이다.

   그런데, 이 눈이 언제 내린 것인지, 쌓인 지 좀 오래 된 것 같다. 소나무 부스러기들이 잔뜩 내려앉아서, 눈 위에 시꺼먼 검불들이 잔뜩 덮여있는 것을 보니, 눈이 내린지 꾀 오래된 것 같다.

 

   다시 십 분쯤 기도를 했다.

   또 이상이 보인다. 또 눈이 쌓인 장면이다. 이번에는 반대편 산길이다. 자잘한 자갈을 잔뜩 깔아놓은 농로 곁, 큼직한 개천을 막 건너서 올라가는 산길이다. 경사가 아주 가파르게 생겼다.

   그런데 눈이 함빡 쌓여있다. 아주 많이 쌓였다. 한 자는 족히 될 것 같다. 발이 푹푹 빠지고도 복사뼈를 훨씬 넘긴다. 오늘은 양말이 다 젖게 생겼다. 양말에 눈이 가득 들어가면 발이 꽝꽝 얼어들어올 텐데, 오늘 등산은 고생 좀 하게 생겼다.

   그나저나 거의 칠팔십 도나 가까이 되는 경사도에, 무엇 하나 잡을 것이 없으니 무얼 잡고 올라가야될지 모르겠다. 약해빠진 지팡이하나 의지하고, 푹푹 빠지는 경사를 오르는데 는 아마도 역부족이겠다.

 

  “예수님, 왜 흰눈이 잔뜩 쌓인 장면을 또 보여주십니까!?”

  “흰눈이 쌓인 계절에 무슨 일이 일어나기에, 못이 박히도록 흰눈이 쌓인 장면만 계속 보여주십니까, 얼마나 굳게 작정하셨기에, 이토록 매일같이 또 확인, 또 재차 확인을 시키곤 하십니까,”

  “기어코 이 추운 계절에 남북한 전쟁이 일어나고야 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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