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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재림

절반만

 

 

 

 

                         절반만

                                                                  2009. 12. 22일

                                                      <오전 10시에 받은 계시>

 

 

 

   신발을 반으로 줄인다.

   나무로 만든 슬리퍼를 절반으로 줄인다. 나무가 너무나 낡아서 가장자리의 썩은 부분은 잘라내 버린다.

   그런데

   이렇게 가장자리 부분의 썩은 부분을 잘라내는 것이야 별 문제가 없지만, 중간부터는 대못을 꽝꽝 두들겨 박아놓은 것이라서, 망치로 두들겨 패가지고 못이 잘 빠질지 모르겠다. 장도리로 비틀어 잡아 뽑는대도 여간 고역이 아니겠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신발을 오른손으로 움켜잡고, 위로 높이 치켜들어서 땅바닥에다대고 몇 번 꽝꽝 내리쳤다.

   옳지, 됐다. 됐다. 가장자리의 썩은 나무들이 저절로 떨어져 나간다. 됐다. 됐다. 이만하면 가장자리의 썩은 부분은 다 떨어졌다. 이제 가운데 부분, 그러니까 쌩쌩한 부분만 남았다. 와, 절반은 떨어져 나갔다. 썩은 부분이 다 떨어져나가고 나니 신발이 절반밖에는 안 남는다. 이제 나머지 가장자리를 잘 다듬기만 하면 되겠다.

 

   이번에는 고무장갑이 보인다.

   수돗가에서 무언가 물일을 한다. 그런데 고무장갑이 너무 낡았다. 너무 낡아서 작업하기에 불편하다.

   에잇, 이까짓 다 썩어서 너덜거리는 부분은 차라리 벗겨내는 것이 낳겠다. 다 썩어 물어 술술 들어오는 부분이야 뭐 까짓것 손에 끼고 있을 필요 뭐 있는가,

뜯어냈다. 너덜거리는 부분은 뜯어냈다. 너풀거리는 부분을 오른손으로 잡아 뜯어내고 보니, 고무장갑의 뽀송뽀송한 속살이 하얗게 들어나 보인다. “맞아, 이렇게 깨끗하고 좋은 것을 가지고,”

   깨끗이 뜯어냈다. 까짓것 이왕 뜯어내는 김에 아예 아주 한 겁을 홀라당 벗겨내 버렸다. 이제 보니 장갑을 두개를 겹쳐서 끼고 있었다. 밖의 다 헤어진 장갑을 벗겨 내버리고나니, 속에 깨끗하고 야들야들한 속살이 하얗게 들어나면서 새 고무장갑만 남는다. “햐, 기분이 째진다. 이렇게 깨끗한 것을 가지고!,”

 

   이번에는 때가 낀 개가 보인다.

   승용차를 타고 청주 시내로 진입을 한다. 승용차를 타고 막 시내를 진입하는 중이다. 시골길을 다 벗어나고 여기서부터는 청주 시내권이다. 막 시내 권으로 진입하려는 찰라, 누군가가 막는다. 누눈가 교통직원이 차를 세운다. 차를 세운 뒤 뒷문을 열고는 차에서 개를 끄집어낸다.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하얀 개를 끄집어낸다.

몇 년 동안이나 목욕을 시키지를 않아서, 털에 시꺼먼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거지같은 개다. 때가 어찌나 꼬질꼬질하게 많이 끼었는지 하얀 털이 잿빛으로 변해버렸다. 하얀 개가 아니고 잿빛 개다. 거의 사람만큼이나 무게가 나가는 커다란 개가 경비 직원에게 끌려 나간다.

   그리고 나머지는 통과하란다. 나머지는 통과하라고 수신호로 부드럽게 앞쪽을 가리킨다.

   혼자 뒤떨어진 개가 영문을 모른 체 얼떨떨해 한다. 주인을 잃은 개가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이제 영 이별이다. 이제 끝장이다. 온 몸에 시꺼먼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거지같은 개가, 눈에 초점을 잃은 체, 붕~ 날아가는 승용차를 멀거니 바라본다.

 

   무슨 뜻일까?

   썩은 신발을 절반으로 고치고, 다 떨어진 고무장갑을 벗겨내고, 때가 꼬질꼬질하게 낀 개를 끓어 내리고,

   무언가 절반으로 줄인다는 뜻인데, 무언가 절반으로 줄인다는 뜻인데, 무얼까,

   무얼까, 절반으로 줄일 것이,

   아, 잠깐만,

   맞다. 맞다.

   서울과, 인천, 경기, 천안까지는 불로 확 녹여버리고, 그리고 그 밑으로 청주에서 대전까지는 물로 확 녹여버리고 나면, 어떤가, 딱 절반만 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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