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2009. 8. 18일
<p. m. 3시에 받은 계시>
수풀이 우거진 야외 들판이다.
야생 잡풀들이 우거진 야외 들판이다. 야생잡풀들 이다보니 풀들이 억세다.
풀이라고는
하지만, 풀잎마다 앙클한 가시들을 까칠까칠하게 달고 있어서, 손끝만 살짝 닿는대도 당장에 시뻘겋게 생살을 북 긁어놓게 생겼다.
아무리
야생 풀잎이라고 하지만, 풀잎들의 양쪽 날개부분에 실 가시들을 잔뜩 달고 있어서, 풀이란 정감이 들지를 않는다. 이상하게도 아슬아슬한 공포감을 주변에 가득히 깔아 놓는다.
이때다.
가시가 돋친 억새풀밭 한 가운데, 운동화 한 켤레가 클로즈업 되어 나타난다.
하얀 운동화다. 농구화처럼 목이 높은 운동화다. 그렇지만 농구화보다는 조금 가벼워 보인다.
하얀 색이라서 그런지 목이 높은 신발치고 가벼워 보인다. 운동화의 목이 거의 복숭아 뼈를 덮을 정도다.
무엇할 때 신으려고 이렇게 운동화의 목을 높이 세워놓았을까, 무슨 에베레스트 등반을 할 때 신을 운동화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말이
운동화이지 그 튼튼하기가 보통이 아니다. 이렇게 튼튼한 신발을 잔뜩 졸라매고 출발한다면, 뭐 에베레스트가 문제가 아니라, 전쟁터에 나가서 총알 밭을 휘젓고 다닌 데도 두려울 것이 없게 생겼다.
어마어마하게
튼튼하게 생겼다. 운동화가 아니라 군화다. 최신형으로 개발된 야생 군화다. 군화보다 더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실용적인 전쟁화다.
튼튼하면서도
목이 길고 하얀 운동화 한 켤레가 야생풀밭 한 가운데 나타나면서, 이내 누군가 임자가 들어선다.
신발 임자의 상채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무릎 아래의 모습만 보인다. 무릎 아래의 모습만 보이는데도, 왜 그런지 전쟁터의 장군처럼 튼튼하고 강인해 보인다.
억세고,
야성적으로 생긴 신발 주인이 성큼 나타나더니, 운동화를 신기 시작한다. 일단 왼쪽부터 신어본다. 왼쪽 발을 쓱! 집어넣으니 딱 맞는다. 이어서 오른쪽 발을 신발에 성큼 집어넣는다.
역시 꼭 맞는다.
두발 다 운동화를 꼭 끼워 신고 나니, 발이 아주 편하다. 발에 딱 맞는다. 아주 꼭 맞는다. 뭐 이만하면 신발 끈을 굳이 다시 졸라매지 않아도 되겠다.
그냥
신발에 매어있는 그대로 신어도 되겠다. 발바닥 쪽 부분도 딱 맞고, 발 등 부분, 그리고 발 목 깊숙한 곳까지 딱 맞는다. 딱 맞는다. 됐다.
이렇게
딱 맞는 신발을 신고 누빈다면, 천하 없이 험한 곳을 밟고 다니더라도 절대로 벗겨질 염려가 없겠다. 세상없이 험한 전쟁터를 비집고 다닌 대도, 절대로 벗겨질 염려가 없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는 것이다. 운동화를 신었으니, 운동을 하기 시작 하는 것이다. 이렇게 튼튼한 신발을 신었으니, 전국 어디든 가릴 것이 없다. 전국을 누빌 판이다.
절대로
벗겨지지 않는다. 그 누구도 이 신발을 벗기지는 못한다. 세상없는 세력이라도 이렇게 튼튼한 신발을 벗기지는 못한다.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야외로 나가는 것이다. 야외에서 신은 운동화이니까, 야외 운동장으로 가는 것이다. 야외 운동장으로 가서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야외
시위 현장이든지, 야외 집회현장이든지, 어디든지 야성적이고, 무력적이고, 폭력적인 집회 현장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것이다.
이
신발이 무자비하게 밟고 지나가는 곳 마다, 땅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부서져 내린다. 이 신발이 밟고 지나가는 곳마다 땅이 갈라지고, 깨어지고, 폭풍이 일어나게 된다.
무슨 뜻일까?
고인의 장례식은 거룩하고 성스럽게 치러지는 것이 고인을 위하는 길이다. 무력시위,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것은, 고인이 바라는 것도, 고인을 위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사탄의 계교에 속아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
사탄의
악한 계교가,
장례식까지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여서, 이를 빌미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서, 마침내 여러 가지 무력시위, 밑 폭력시위 현장으로, 국민들을 이끌고 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