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찌갯거리
2009. 8. 13일
<p. m. 7시에 받은 계시>
수돗가에서 배추를 씻는다.
배추 찌갯거리다.
배추를 잘게 썰어서 한 끼 찌개 끓일 만큼 적당한 양을 씻는다. 벌써 다 씻고 마무리 단계다. 이제 다 씻고 냄비에 건져 담는 중이다.
이미
두서너 차례 물로 깨끗이 씻은 것이어서, 그만 냄비에 마저 건져 담기만 하면 된다. 벌써 냄비에는 다 씻은 것이 한 냄비 담겨져 있고, 이제 다라에는 찌꺼기 조금만 남았다.
잘해야
한 두 옴큼 정도 될까 말까다. 손을 휘저어서 나머지를 물에서 건진다. 다라에 물이 맑다. 다라에 물이 깨끗하다. 배추를 워낙 여러 차례 씻었기 때문이다.
이제
한두 번 만 손으로 마저 건지면 싹 다 건지겠다.
그런데, 한 끼 분량의 찌갯감 치고 양이 너무 많지 않을까?
다라에
떠있는 나머지 배추 찌꺼기들도, 하얀 기가 반짝이는 것이 꾀 야들야들하게 생겼다. 아직은 여름배추이기 때문에 배추가 질기지를 않고 희고 야들야들하게 생겼다.
냄비에
집어넣고 양념을 넣은 후에 푹 끓이면, 연하고 고소한 것이 맛이 그만이겠다.
무슨 뜻일까?
어제는 배추김치로 찌개 끓일 준비를 했는데, 오늘은 생배추로 찌개 끓일 준비를 한다.
김치는 이미 양념이 다 된 음식이다. 그리고 이제까지 먹던 음식이다. 김치로 찌개를 끓인다면, 이제가지 먹던 음식, 다시 말해서 이제가지 늘 있던 사건이 또다시 터지는 모양이다.
그리고
생 배추로 찌개를 끓인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건, 그러니까 처음 보는 사건도 또 하나 터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