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5
2009. 8. 12일
<a. m. 3시에 받은 계시>
무덤이 꾀 크다.
꾀 크게 생긴 무덤이다. 아주 부잣집 무덤이다.
워낙
부잣집 무덤이다 보니 치장을 할 수 있는 대까지 가지끈 치장을 했고, 또 그 규모 또한 어마어마하게 크게 만들어 놓았다.
무덤이
이렇게 크다보니, 주변을 둘러싼 언덕 또한 보통으로 크고 높게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다.
우선 무덤 앞의 공간만 해도 뭐 웬만한 작은 밭 하나만이나 하게 생긴데다가, 그 무덤을 둘러싸고 있는 언덕 또한 어마어마하게 크고 높게 만들어 놓았다.
무덤을
둘러싼 언덕을 어찌나 크게 만들어 놓았는지, 그 규모가 뭐 작은 동산하나가 비스듬히 둘러싸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할 정도다.
그렇게
크고 높은 무덤 언덕에는 각종 수풀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각종 크고 작은 식물들이 들쑥날쑥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빼곡하게 들어찬 각종 수풀사이에 격에 맞지 않는 물건하나!, 일반 묘지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전혀 낮선 물건하나!,
태극기다.
커다란 태극기다. 흰 바탕에 붉고 푸른 원형 태극무늬가 뚜렷하게 새겨진 커다란 태극기가 무덤언덕에 꽂혀 있다. 태극기 또한 어마어마하게 크게 생겼다.
어마어마하게
큰 태극기가 무덤 언덕 수풀 사이에 딱 꽂혀 있다. 무덤을 둘러싼 언덕 한 복판에, 큼직하게 펼쳐져 있는 커다란 붉고 푸른 태극마크가, 마치 무덤의 명패처럼 보인다.
비문에 적혀 있는 명패처럼 보인다. 마치 무덤이 명찰을 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느낌이 좀 이상하다.
무덤이 명찰을 달고 있다니!,
무덤이
명찰을 달고 있다니, 왜 비석에다 이것저것 다 적어 둘 수 있을 텐데, 굳이 무덤 언덕에다 명찰을 달아두었을까?
대한민국 무덤이라!?
좀 이상하다.
대한민국 무덤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