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동
2009. 5. 25일
서울 시민들이 하얗게 몰려나왔다.
서울시민들이 거리로 하얗게 몰려나왔다.
서울
시민들이 거리로 하얗게 몰려나와서 대판 싸움들을 한다. 거리를 하얗게 메운 인파들이 싸움을 해대는데, 그 큰 거리를 가득 메운 체, 보통으로 심하게 혈투들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우선
인파들이 어마어마하다. 서울시민들이 몽당 다 거리로 몰려나온 모양이다. 그 큰 거리를 빽빽하게 메워놓았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지, 어디 한사람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그 큰 거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득 메워놓았는데, 거리를 좌우로 빽빽하게 메워놓은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앞뒤로도 어찌나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지, 저 멀리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저쪽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사람들의 머리만 새까맣게 보일뿐 그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빽빽하게 메운 체, 온통 아우성을 치며 거리를 온통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서울
시민들이 두 패로 갈라져가지고 서로가 혈전을 벌이고 있는데, 날씨가 더운 여름이라서 그런지, 주로 흰색과, 파랑, 빨강, 등 밝은 색의 옷들을 입은 체,
몽땅
다들 몰려나와서 아우성들을 치고 난리들이다. 서울시민들이 다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서 혈투를 벌리다보니, 이쪽편이고 저쪽편이고 서로 뒤엉켜 있어서, 어디서 어디까지가
이쪽편이고, 어디서 어디까지가 저쪽편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다.
실타래가
마구 엉키듯이, 그냥 이쪽 편과 저쪽 편이 서로가 이리 엉키고 저리 엉킨 가운데, 사람들이 서로가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혈투를 벌리고 난리들이다.
사람들이
싸움을 해대는 모습을 보니,
어떤
사람들은 주먹을 불끈 들어올린 체 죽어라고 고함을 질러대는 사람, 권투선수처럼 두 주먹으로 상대방을 사정없이 후려갈겨대는 사람, 자기 키 보다도 더 큰 몽둥이를
하늘높이
치켜들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 그리고 있는 대로 함성을 지르며 쇠몽둥이를 이리저리 사방 휘둘러대는 사람, 등등
하여튼
사람들이 이리 엉키고 저리 엉킨 상태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보통으로 아우성들을 쳐대는 것이 아니다. 주먹으로 치고, 몽둥이로 때리고, 쇠막대기를 휘두르며, 온통 거리를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고 만다. 끝이 없다.
끝이 없다.
이 혈전이 어디서 끝이 날지 그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마에 피를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행렬이 점점 남쪽으로 진행되어 내려온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혈투가 조금씩, 조금씩 남쪽으로 진행되어 내려온다.
상황을
지켜보던 경비담당 직원들이, 상황이 다급해지자 황급히 남대문을 걸어 잠가 버린다. 삐거덕! 양쪽 대문을 끓어다가 덜커덕! 하고 잠가버린다. 그리고는 신속히 커다란
막대기로
빗장을 우직끈 질러버린다.
서울에서 벌어진 혈투가 남쪽으로 더 확산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남대문을
걸어 잠그고 빗장을 덜커덕! 채울 때보니, 남대문 바로 아래쪽 편에, 그러니까 대문 바로 안쪽에 커다란 가마솥이 걸려있다. 남대문 바로 아래쪽에, 드럼통만한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불을 지펴놓았다.
가마솥을 보니,
무언가 시뻘건 것이 절반가까이 담겨있다. 쇳물 같기도 하고, 녹이 잔뜩 쓴 녹물 같기도 한 것이, 이미 부글부글 끓기를 시작하고 있다. 무언가가 지금 막 끓기를 시작한다.
시뻘겋게
생긴 것이 녹물 같기도 하고, 쇳물 같기도 한 것이 부글부글 끓기를 시작한다. 아궁이에 워낙 바짝 마른 장작을 가득 지펴놓았기 때문에, 그 열기가 보통이 아니다.
이정도의
열기로 가마솥이 끓기 시작한다면, 가마솥 안에 있는 녹물들이 펄펄 끓어서 밖으로 풀풀! 넘치는 것이야 시간문제다.
아직은
부글! 부글! 겨우 서너너덧 차례 밖에 끓어오르지를 않았지만, 벌써부터 부글! 부글! 쇳물이 끓어오르기를 시작하는 것을 보면, 이 뜨거운 쇳물이 펄펄 끓어서 밖으로
넘치는
것쯤이야 시간문제다. 초가 급하다. 초가 급하다.
부글! 부글!
이제 겨우 서너 차례밖에 끓지 않았는데도, 뜨거운 열기가 주변을 집어삼킬 태세인데,만약 이 큰 가마솥의 시뻘건 쇳물이, 본격적으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