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개
2011. 2. 4일
<오후 1시에 받은 계시>
“오, 착하지, 우리 진돗개!”
“그래 항상 그렇게 말을 잘 들어야 예쁘지, 진돗개야!”
“ ? ?? ?!”
“왜?, 왜 갑자기, 녀석이, 녀석이 갑자기, 어!, 어!, 녀석이 갑자기, 녀석아 너 왜 갑자기 그런 모습을 하고 그래!, 어!, 어!, 녀석이, 너, 너, 너 갑자기 불여우로 변한거니!, 불여우로!, 아니 불개로!, 야, 녀석아, 너 우리 진돗개가 아니라 여우였어!, 불여우!, 아니 불개, 불여우 개!, 미친 개!,”
“야, 녀석아, 왜 갑자기 그렇게 험상궂은 얼굴로 노려보고 그래, 어!, 무섭다 녀석아, 무섭다니까!, 어!, 어!, 네가, 네가 나를!, 네가 나를 잡아먹을려고 그러니! 악!, 악!,”
“녀석아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며 키웠는데,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며 키웠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그래 네가 돈 달라면 돈을 주고, 쌀을 달라면 쌀을 주고, 비료를 달라면 비료를, 그것 말고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얼마나 너를 애지중지 키웠는데, 그런데 네가 잡자기 불여우로 둔갑을 해가지고, 네가 나를!, 네가 나를, 나를!,
대청소
2011. 2. 4일
<아침 8시에 받은 계시>
“주르륵!”
“윽!, 이 큰 물동이를 예배당 한 복판에다 쏟아 부어 버리다니! 윽!, 이거, 이거!, 빨리 빨리, 윽, 카페트, 방석, 방석, 윽!, 다 틀렸다. 다 틀렸다. 윽!, 이걸 어떻게!, 다 버렸잖아!, 카페트고, 방석들이고, 온통 예배당이 물바다가 되어버렸잖아!,”
“아 참, 이걸 어떻게 해!, 천상 다 걷어다 빨아야 되겠네. 다 걷어다 빨아야 되겠네. 카페트고 방석들이고 할 것 없이 몽땅 다 걷어다 빨아야 되겠네.”
“차라리 잘 됐어!, 그러지 않아도 겨울 내내 예배당 청소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핑계 낌에 대 청소 한번 하지 뭐, 바닥에 깔아놓은 카펫이고 방석들이고 할 것 없이 통째로 다 걷어다 싹 빨아치우고, 그리고 예배당 바닥도 빗자루로 쓸건 쓸고 물을 들어부을 건 들어부어서, 아예 한 꺼풀 홀라당 벗겨놓지 뭐!”
*이번 전쟁으로 대 청소가 될 한국교회를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