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1 뿌리
2010. 12. 24일
<새벽 0시에 받은 계시>
“? ??”
“왜 인삼을 화초처럼 화병에다 꽂아놓았지,”
“그런데 무슨 인삼이 이렇게 시꺼멓게 생겼냐!, 시꺼멓고, 질기고, 그리고 온통 시꺼먼 흙투성이 이냐!, 그리고 여긴 썩은 자국이야 아니면 곁가지들이 잘려나간 상처자국이야!, 다 썩은 인삼인가!, 온통 상처투성이 인삼이니!, 그리고 왜 인삼에서 상큼한 인삼냄새가 하나도 나질 않지!, 아무리 봐도 약은 안 되겠다. 이런걸 뭐하려고 화병에다 꽂아놓았어, 그것도 달랑 인삼 한 뿌리를!,”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0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
쌀밥 1스푼
2010. 12. 24일
<새벽 0시에 받은 계시>
하얀 쌀밥 한 스푼을 오른손으로 치켜 잡고, 빤히 들여다본다.
“가만있어라, 밥이 햅쌀로 지어서 그런지 고슬고슬하고, 차지고, 윤이 반짝반짝 나는 것이 맛이 기가 막히게 생겼다. 또 밥이 질지도 않고, 되지도 않고, 고슬고슬 하면서도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것이, 침이 저절로 넘어간다. 와, 이렇게 맛있는 밥을 들여다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어서 한 입에 먹어치우자,”
“그런데 에게게! 이렇게 맛있는 쌀밥을 달랑 한 스푼만!, 이렇게 맛있는 햅쌀밥을 달랑 한 스푼만 먹고 말라고!,”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0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
엄지손가락
2010. 12. 24일
<새벽 2시에 받은 계시>
엄지손가락을 왜 아래로 내려뻗었지,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 올리지를 않고 왜 아래로 내려뻗었어!, 그것도 기다랗게, 마치 아라비아 숫자 1자처럼!,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새벽 2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
모자 1개
2010. 12. 24일
<새벽 3시에 받은 계시>
시체는 어디로 가고 왜 모자만 땅위에 나 뒹굴지, 이렇게 깊은 산속에서 모자 한 개가 썩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죽은 사람의 모자인데, 시체는 이 근처 어디 땅속에 묻혔는가, 아니면 어디 가랑잎에 살짝 덮여있는가!,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새벽 3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
막대기 1개
2010. 12. 24일
<새벽 3시에 받은 계시>
웬 연기가 저렇게 시꺼멓게 솟아오르지!, 들에다 모닥불을 피워놓았는가!, 아닌데, 모닥불은 아닌데, 옹기종기 모아놓은 나무가 없잖아!, 그런데 나무라는게 뭐가 막대기 하나를 땅에다 꽂아놓은 것이 다냐, 막대기하나를 땅에 꽂아놓고 불을 놓았다고!, 마치 아라비아 숫자 1자처럼!,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새벽 3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
계란 1개
2010. 12. 24일
<아침 7시에 받은 계시>
계란이 굵고 단단한 것이 계란 중에서는 가장 상품이다. 흔히 말하는 왕란이다. 굵고 단단하기만 한 것 이아니라, 모양새 또한 아주 예쁘게 생겼다. 너무 길쭉하지도 않고 너무 몽탁 지도 않고, 갸름하면서도 탐스럽게 생긴 것이, 당장이라도 생명체가 알을 깨트리고 튀어나올 것만 같다. 푸득푸득 알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계란이 눈앞에 나타나는데, 왜 그런지 크고 좋은 왕란 딱 한 개만 나타난다.
* 이 계시를 받고 있는 12. 24일 아침 7시 현재, D day가 앞으로 1일 남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