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2010. 11. 14일
<오후 3시에 받은 계시>
<교회 예배당 안 출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수돗가>
“히야, 무슨 물이 소방호수처럼 쏴!~하고 뿜어 대냐, 히야, 이건 수돗물이 아니라 강력펌프로 뿜어 올리는 소방호수다. 소방호수다. 그런데, 이, 이렇게 귀한 약물로 세탁을 하다니!, 이건 수돗물이라기보다 약물인데, 페니실린 주사약 같은 약물인데, 이렇게 비싼 약물로 세탁을 하다니,
일단 바지부터 잘 헹궈서 이쪽으로 놓고, 그리고 이번엔 와이셔츠, 그리고 나머지, 아니, 이건, 이건 왜 빨았어, 이건 조끼잖아, 이 조끼는 겉에 입는 건데 무엇 하러 벌써 또 빨았어, 이왕 빠는 김에 아예 메리야스까지 홀라당 다 벗어 빨판인가!,
가만있자, 물로 씻기 전에 일단 칼로 뿌리부분에 붙어있는 곁가지부터 잘라내자, 쓱싹!, 가만, 이게 뭐야, 뭐가 약물이 나오냐. 상처에 발라서 치료를 해 내는데 쓰는 약물이잖아, 그럼, 이게 무가 아니고, 가만있어봐, 이 큰 무가 진짜무가 아니라, 인삼, 겉만 무처럼 생긴 인삼, 하얀 약즙을 뚝 뚝! 떨어뜨려 내리는 인삼, 히야, 인삼이 무만 하게 크다고, 이게 분명히 인삼인데, 아니 인삼이 아니라 무, 무는 무인데 무 인삼, 아니, 인삼 무, 약무, 약 같은 인삼 무, 그냥 아무런 멘트 없이 그냥 무, 아님 그냥 인삼, 히야, 이렇게 큰 인삼으로 찌개를 끓여먹었다간 죽은 시체라도 즉석에서 살아나게!,
무슨 뜻일까,
이번 전쟁을 통해서, 정결하고 건강하게 성화될 한국 교회의 모습이다. 성전 안에서는 죽은 시체라도 살려낼 인삼 즙 같은 약수가 소방호수처럼 뿜어 나오고, 성도들은 보약찌개반찬으로 식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