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2010. 9. 26일
오전 10시에 받은 계시>
수십 년을 방앗간에 몸바쳐온,
방앗간 기계의 달인,
방앗간 주인아저씨라기보다, 아예 방앗간 기계의 한 부속품이 되어버린 그의 몸놀림엔, 한 치의 오차도 있을 수가 없다.
자기 키 높이만이나 한 커다란 원동기 바퀴 앞에서, 아저씨가 몸을 약간 앞으로 구부린 체, 왼손으로 기계의 원판을 단단히 잡고, 오른손으로 원동기 바퀴의 손잡이를 힘껏 검어 잡는다. 그리고 기계처럼 무의식적으로 온 몸에 힘을 잔뜩 준 체, 왼쪽에서 오른쪽방향으로 잡아 돌리기를 시작한다.
“치그덕 칙 칙!, 치그덕 칙 칙!,”
“치그덕 칙!, 치그덕 칙!,”
두 바퀴, 세 바퀴, 온 몸의 힘을 바퀴에다 쏟아 붓는 아저씨의 기기묘묘한 솜씨에 따라, 그 거대한 원동기가 마침내 시동이 걸리기를 시작한다.
“치그덕 칙칙!, 치그덕 칙칙!,”
네 바퀴, 다섯 바퀴, 회전속도가 올라갈수록 원동기는 더욱 부드럽게 돌기를 시작한다.
“칙 칙!, 칙 칙!, 칙 칙! 칙 칙!,”
돈다. 돈다. 돌아간다.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그 거대한 원동기가 마침내 시동이 걸리기를 시작한다.
“칙칙!, 치그덕!, 칙칙 치그덕!, 칙칙 치그덕!,”
“전쟁이 나더라도, 겨울에나 안식일엔 나지 말아야 되는데!,” 마2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