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2010. 9. 11일
<오전 11시에 받은 계시>
아랫배를 움켜잡고 허리를 절반이나 구부린 체, 젊은 부인이 병원을 가기위해 대궐 마당을 나선다. 엄마에게 대롱대롱 매어 달리다시피 바짝 달라붙어서 시중을 드는, 대학생정도의 딸램이의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하다.
아랫배의 통증이 어찌나 심한지, 얼굴을 있는 대로 찌푸리며 땅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엄마가, 글쎄, 이 상태라면 병원까지 무사히 도착할지 걱정이다. 아무래도 도중에 무슨 일을 당할 것만 같다.
활짝 웃으며 병원 문을 나서는 가족들, 가족들의 가슴에는 눈이 또랑또랑한 신생아가 안겨 있다.
“예수님, 이 해산이 무엇을 뜻합니까?”
교회 청소를 하는 장면이 보인다.
이어서 털북숭이 어미 양 한 마리가 보인다. 털이 어찌나 많이 자랐는지, 눈이며, 귀, 코, 어디고 할 것 없이 온통 온 몸이 기다란 털로 가려서, 앞을 잘 내다보지를 못한다. 당장 깎아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런데다, 이 양이 몇 십 년 동안이나 목욕을 안 하고 살았는지, 온 몸이 숯검정처럼 시꺼멓게 생겼다. 아예 득실거리는 병균들을 몬 몸에다 풍덩 뒤집어쓰고 사는 것 같다. 털도 털이지만 당장 목욕부터 시켜야 되겠다.
교회청소,
양의 목욕,
결굴 타락한 교회를 성화시키기 위해서, 전쟁을 해산했다는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