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010. 9. 7일
<오후 4시에 받은 계시>
마지막으로 독독 긁어서 밥솥에 넣으니 됐다. 이만하면 한 끼분 쌀은 충분하겠다.
자루의 쌀을 다 먹었으니 빈 자루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아예 거꾸로 뒤집어가지고 탁탁 털까, 깨끗하게!,
자루는
깨끗하게 털어졌는데, 자루의 쌀이 바닥이 났으니, 당장 내일 부터는 무얼 가지고 밥을 해 먹는다!?, 이 전쟁 통에!,
“이럴 줄 알았다면 아예 20~30포정도, 넉넉하게 비축을 해 두는 건데!,”
<오전 10시에 받은 계시>
“계란이!, 아예 바다네, 바다!,”
이건 계란을 깨트려놓은 것이 아니고, 아예 바다를 만들어 놓았네, 바다를!
“누가, 계란 창고를 번쩍 들어가지고, 땅위에다 쾅! 메어쳐 버렸는가, 땅위에 계란 깨트려진 것이 가득하게!?”
깨어진
계란들이 흘러나와서 땅을 흥건하게 적셔 놓은 데다, 껍데기들이 온 땅에 가득 널려있는 것이, 마치 해골바가지들이 시체 썩은 물과 함께 뒤엉킨 체, 땅의 사방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것 같다.
“ ♩♬ ♬ ♬♬ ”
“♬ ♬ 붕 작작! 풍풍 작작!”
“go, ♬ go! "
“가만,
어떻게 된 거야, 시간이!, 내가 분명히 밤 11시 반까지 춤을 추고 나왔는데, 지금이 낮 1시 반이라니, 이 시계가 맞는 건가, 정말로!,
가만,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멀쩡한 대낮에 춤을 추고 있었다고!, 밤인 줄로 착각을 하고!?,
그렇다면 내가 인생을 거꾸로 살았게!,
내 일생을 헛살았게!?”